4장.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움직이나?
우리나라 반도체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눈을 세계로 넓혀 세계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얼마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에게 자국 자동차 및 IT 기업들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고객 정보, 생산능력 등 기밀에 해당되는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다음 달 9~10일 화상으로 개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에 한국·대만 등 100여 개국을 초청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초 강대국 미국이 이렇게 우방국들에게 기밀 자료나 정상회의를 요청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중국 견제를 위해서입니다.
하늘에는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때부터 반도체 굴기를 통해 미국을 밀어내고 세계 최강대국의 꿈을 꾸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를 압박해 왔습니다.
또한 미국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에게 중국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게 압박하여 중국은 7nm이하 미세 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중국이 미세공정 fab을 만들 수 없어 반도체 굴기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중국의 칭화유니가 파산에 접어든 것도 미국의 압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2020년 기준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의 73%입니다. 2027년에는 미국의 GDP를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미국은 자신의 세계 넘버 1 지위를 위협하면 바로 상대국에 엄청난 제재를 가해 싹을 잘라버립니다.
2차 대전 이후 일본의 재건을 지원했던 미국이 지나치게 커버린 일본 반도체 기업들을 한순간에 날려 보냈던 전례를 기억하시는지요?
미국은 1985년에 플라자 합의를 통해 환율조작으로 일본 기업의 반도체 가격경쟁력을 급격히 악화시켰습니다.
1986년에는 1차 미·일반도체협정을 맺어 일본 반도체 업체가 미국에 생산 원가공개와 미국 반도체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1987년에는 일본 정부가 미일 반도체협정을 지키지 않는다며 슈퍼 301조를 발동하여 무역보복을 실시했고, 이어 1996년까지 이어지는 제2차 미일 반도체협정을 맺었습니다.
1986년부터 1996년까지 10년간 미국의 환율 정책과 무역보복 등으로 일본 반도체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1980년대 세계 메모리 반도체를 호령하던 NEC, 도시바, 히타치, 후지쯔, 미쓰비시, 마쓰시타(파나소닉)등이 현재 남아있지 않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을 키웠던 미국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가 1983년 반도체 진출 후 10년 만에 메모리 반도체 세계 정상을 차지하였고 지금까지 그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중국과 군사적 충돌이 되고 있는 대만을 수호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도 해양 패권 수호와 반도체 공급망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등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은 수출의 30~40%가 중국입니다. 세계 1위 수출국인 셈이죠.
미국 바이든 정부의 말을 따르기에도 애매하고 중국 시진핑 정부의 눈치를 안 볼 수도 없습니다.
왠지 외통수에 걸린 기분입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의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과 중국 , 누가 반도체에 의한 4차 산업혁명의 승자가 될까요?
그럼 우리는 미국과 중국 중 누구 편에 서야 할까요?
위험한 외줄 타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반도체가 돌아가는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겐 위기이자 또한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