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쏟은 한 달, 그 시간에 대한 이야기
따지고 보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한국을 떠나온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진 나름대로 그 시간들을 잘 보내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아쉬운 그런 하루였다. 시체스는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곳이었다. 이 아름다운 바닷가를 딸에게 보여주었을 때 그녀가 내게 전했을 미소와 웃음 소리가 시체스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다시 올 때까지 내 곁을 떠나지 못했다. 이곳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마법 같은 곳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체스는 city가 갖고 있는 화려함은 없는 곳이지만 suburb 가 갖고 있는 어딘지 모를 촌스러움도 없는 곳이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도 그러했다. 조용하지만 세련된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꼭 닮은 시체스에서 보낸 하루는 아주 많은 시간이 흘러도 잊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간이 흘러 이 곳에 다시 왔을 땐 혼자가 아니길. 그리고 그때도 지금처럼 아주 많이 유명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이 모습 그대로의 시체스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