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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짓는남자 Feb 27. 2024

40대에 잠깐 주부가 되었습니다

주부 아빠 이야기 - 프롤로그

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이자 남편이고, 아빠입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잠깐 주부가 되었습니다.



재작년에 아내와 상의를 하고, 육아휴직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매일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도 하면서 주부 역할을 하고 있죠. 아내를 출근시키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에는 N잡러로서 하루 종일 콘텐츠를 만들어요.


육아휴직을 시작한 이유가 있어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갖고 싶고, 무엇보다 저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예요.




시간이 정말 빨리 가더라고요. 제 나이가 벌써 마흔이 조금 넘었어요. 저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사십에 접어들 때쯤 생각이 많아졌어요.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다른 일을 해야 하나 하고 말이죠. 직장생활을 계속하자니 급여에 한계가 있고, 다른 일을 하자니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한참 고민을 하다가 몇 년 전부터 부업을 시작했어요. 사십부터 시작하면 늦을 것 같아서 미리 준비했죠. 블로그, 카카오 브런치, 인스타그램 운영, 크몽 전자책 출간 등 직장생활을 하며 여러 가지 부업을 병행했는데요. 블로그로 매달 20만 원 전후로 벌고 있고요. 브런치에 쓴 글로 재작년에 출간 계약을 맺고, 작년에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했어요. 출간 작가가 되었죠. 그리고 결국 엎어지긴 했지만, 클래스 101에서 작년에 강의 영상 제작 요청도 받았었어요.


준비하던 것들이 나름 잘 돼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이렇게만 하면 더 이상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어요. 저의 사십 대는 밝을 줄 알았죠. 그래서 부업에 집중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했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더라고요.



상황이 참 신기했어요. 직장생활을 할 때는 부업이 성과를 보였어요. 하지만 육아휴직을 시작하니 얼마 있다가 다 고꾸라지기 시작했죠. 블로그도 잘 안 되고, 인스타도 그렇고… 약속이나 한 듯이 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잘 될 때 아내에게 큰소리쳤는데, 안 되니 할 말이 없더라고요. 자신감도 잃었고요.




이제 육아휴직이 몇 달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착잡해요.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하나 아니면 아내에게  좀 더 지켜봐 달라고 얘기를 해야 하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 달부터 유튜브와 틱톡도 시작했어요. 뭐라도 잘 돼야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겠다 싶어서 말이죠. 다행히 아직 성과는 좋아요. 생각보다 말이죠.


지금부터 시작할 글은 잠깐 주부가 된 가장이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분투기라고 할 수 있어요. 부업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집안일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등 별다른 능력이 없어서 어깨가 쳐진 40대 가장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잠깐 주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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