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천만 원 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보면 저만 빼고 다들 월 1천만 원씩 벌고 있더라고요. 월 1천만 원뿐인가요. 2천, 3천, 5천만 원을 버는 사람도 수두룩하더라고요. 그분들은 정말 그렇게 버는 걸까요? 한 달 반짝하고 벌어본 게 아니라 고정 소득으로 말이죠. 제가 아는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정말 이상해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2년 12월 기준, 임금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353만 원이고, 중위 소득은 267만 원이에요. 월 1천만 원 이상을 버는 사람들은 3.7%이고요.
2022년 종합소득세 신고자 가운데 사업소득을 신고한 사업자는 723만 1천 명인 데요. 전국 기준 연평균 소득은 1,938만 원이고, 중윗값은 646만 원이에요. 상위 20%가 연 7,294만 원, 대략 600만 원을 벌었어요. 20% 이내에 들어야 월 1천 만 원을 버는 거죠.
단순하게 중위 소득만 놓고 보면 근로 소득은 월 267만 원, 사업 소득은 연 646만 원이에요. 월 1천만 원과는 한참 벌죠. 평균값으로 보면 근로 소득은 상위 3.7%, 사업 소득은 상위 20% 이내에 들어가야 월 1천 만 원에 해당해요. 그런데 인터넷 세상에는 1천만 원 분들이 어쩜 그리 많은지... 상위 소득자이 전부 인터넷을 하며 월 1천만 원을 외치는 걸까요? 아니면 사기꾼들이 일부 있는 걸까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네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1천만 원도 못 버는 거야. 1천만 원 버는 사람은 괜히 그렇게 버는 줄 알아?"
말 자체는 맞아요. 반박할 수 없죠. 고소득을 올리시는 분들은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에요. 실패를 무릅쓰고 사업에 도전한 결과죠.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돈을 전부 투자한 대가로 얻은 거죠. 위험을 감수하기 싫으면 근로자로 살아가는 거죠. 상대적으로 낮은 월급을 받고요. 아니면 고소득은 원하지만 위험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똑같이 자신을 갈아 넣을 고소득 근로자가 되는 거죠. 그런데 말이죠. 전 국민이 고소득자가 될 수 없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에요. 모두가 그렇게 될 수는 없어요. 사람마다 환경, 성향, 역량, 의지 등이 다르니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 그랬죠.
"장학금을 받으면 되겠네."
당시 대학등록금 2배 인상이 사회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누군가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렇게 대답했어요. 그 대답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어요. 모두가 장학금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모두가 똑같이 죽어라 노력할 수는 없어요. 설령 전부 다 똑같이 노력한들 결과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갈까요? 그렇지 않아요. 운이 좀 더 좋은 사람에게 결과가 쏠리죠. 똑같이 노력해서 똑같은 결과를 얻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예요. 똑같이 할 수 없을뿐더러 재화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재화는 늘 한쪽으로 쏠리기 마련이에요.
하도 월 천, 월 천해서 저도 도전해 보고 있어요. 사십 대에 그런 도전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정말 누구나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죽어라 하면 되는지,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어요. 안 되면 "안 되는 게 당연한 거야"라고 생각하고 말면 되니까요. 되면요? 그러면 저도 이렇게 외치고 다니겠죠.
"13년 동안 직장 생활만 한 저도 성공했어요! 급여만 받던 저도 월 1천만 원의 꿈을 이루었어요! 제가 이루었으니 여러분도 월 1천만 원 버실 수 있어요!"
제가 이 말을 하고 다니면 정말 웃길 것 같아요.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누구나 월 1천만 원이 가능하다고 외치는 인플루언서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으니까요. 만약 제가 성공한다면,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이 맞아요. 저는 사십 먹도록 평균 소득 정도밖에 벌지 못하니까요. 글 쓰는 재주 말고 변변한 능력이 없으니까요. 학창 시절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요. 머리도 좋지 않고, 별다른 능력도 없는 제가 성공했다면 누군들 못하겠어요?
과연 저도 월 1천만 원을 벌 수 있을까요? 가능하다면 40대가 끝나기 전에 그 꿈을 이루어보고 싶어요. 저처럼 누구나 월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에게 그 결과를 다른 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으니까요. 아니, 괜히 들떠서 목적이 옆으로 샜네요. 그게 아니라, 아내를 그만 고생시키고 싶으니까요.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으니까요. 아휴, 모르겠다. 이유가 뭐든 간에 이루기만 하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