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동이 부부의 행복을 만든다.

슬기로운 결혼 생활

우리는 사랑하는 이와 영원한 언약을 맺으며, 가장 화려하고 특별한 순간들이 결혼 생활의 행복을 영원히 보장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마치 결혼기념일의 성대한 이벤트나 해외여행 같은 특별한 일들이야말로 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부부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반대로 진심으로 감동하게 만드는 순간들은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대화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과연 우리 삶의 모든 날을 채워나가는 무심한 듯 보이는 작은 순간들 속에, 부부의 행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는 무엇일까요?

'무심코 던진 말'이 만든 균열

(아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결혼 6년 차인 현아는 요즘 남편 준영 때문에 자주 마음이 상했습니다. 현아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여보, 오늘 내가 새로 산 블라우스 어때?"라고 물으면, 준영은 신문을 보며 "응, 뭐 괜찮네"라고 건성으로 대답했습니다. 현아가 힘든 일이 있어 침울해 보일 때도, 준영은 "무슨 일 있어? 빨리 해결해"라며 마치 업무를 지시하듯 말했습니다. 준영은 자신의 행동이 별다른 의미가 없거나, '아내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시키지 않겠다'는 나름의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큰 싸움도 없고, 생활에 필요한 대화는 충분히 하고 있으니 자신들의 관계는 안정적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현아의 마음에는 남편의 이런 무심한 말과 행동들이 마치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 상처를 남겼습니다. 특별한 감동을 바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작은 변화를 알아봐 주고, 자신의 감정에 잠시나마 공감해 주는 작은 관심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준영의 이런 사소한 무관심은 현아에게 '내가 이 사람에게는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결국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결혼 생활은 큰 문제는 없었지만, 작은 상호작용에서 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픽셀스

관계의 온기는 '미세한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

많은 부부가 관계의 문제를 특별한 사건이나 큰 갈등에서만 찾으려 하지만, 사실 행복의 핵심은 우리가 매일 무의식적으로 주고받는 '미세한 상호작용'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한마디의 다정한 말, 하나의 작은 배려, 혹은 반대로 무심코 던진 비난이나 등 돌린 행동이 부부 관계의 미묘한 온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우리 뇌는 외부 자극에 대해 끊임없이 반응하며 감정을 형성하는데, 특히 가장 가까운 배우자의 말과 행동은 우리 감정의 스펙트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