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0. 비건 맥 앤 치즈
김치 만드는 날엔 간단한 식사를 준비한다. 오늘은 캐슈너트로 만든 맥 앤 치즈 (마카로니 앤드 치즈)다. 몇 가지 채소를 끓여서 양념과 함께 믹서에 갈면 소스가 완성된다.
한국 아이들의 일요일에 짜파게티가 있다면, 미국 어린이들의 방과 후는 마카로니 앤드 치즈가 책임진다. 마카로니 앤드 치즈는 치즈, 우유, 버터, 밀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에 마카로니를 버무린 국수 요리다. 완전 채식을 한다면 먹을 수 없는 요리지만, 어릴 때부터 이 맛에 길러진 영미권 채식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플렉시테리언 다이어리> 41쪽.
그들은 부드러운 캐슈너트와 치즈 향을 내는 영양 효모로 원조 요리 맛을 살리는 방법을 찾았다.
채식을 시작한 뒤에서야 맥 앤 치즈라는 음식을 알게 된 나도 그들 덕분에 이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원조 요리 맛을 본 적이 없으니 비교할 순 없지만, 비건 맥 앤 치즈만큼은 적극적으로 추천할 수 있다.
견과와 뿌리채소, 영양 효모가 섞인 은은한 풍미에 첫술부터 황홀 지경이다. 달고 짭짤한 소스에 버무려진 부들부들한 마카로니 맛을 일단 보면, 포크를 놓을 수 없다. 시작은 모방이었지만, 치즈 소스의 걸쭉한 질감을 살리기 위해 견과와 뿌리채소를 쓴 아이디어는 꽤 독창적이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감자가 밀가루 면으로 채울 수 없는 포만감까지 알뜰히 챙겨준다.
캐슈 소스 파스타 (4인분)
파스타 4인분
감자 큰 것 1개
양파 큰 것 1/3개
당근 1/3개
마늘 4쪽
캐슈너트 1/2컵 (물에 담가 놓는다.)
영양 효모 2큰술
소금 1작은술
강황 가루 1/2작은술
(선택) 매운 고추 1/2개
1. 냄비에 대충 썬 감자/양파/당근/마늘/고추와 물(재료가 2/3쯤 잠길 양)을 넣고 재료가 모두 익을 때까지 삶는다.
2. 채소가 익는 동안 캐슈너트는 물에서 건져 놓고, 파스타는 조리법에 맞게 끓인다.
3. 한 김 식힌 1과 물에서 건진 캐슈너트/영양 효모/소금/강황 가루를 믹서에 넣고 간다. 채소 삶은 물은 남겨두었다가 믹서가 잘 돌아갈 만큼만 쓴다. 재료를 곱게 갈수록 부드럽고 걸쭉해진다.
4. 삶은 파스타와 3을 섞어서 대접한다.
비타민 B12와 영양 효모(뉴트리셔널 이스트 참고 글)
“칠십팔억 지구인 속에서 내 존재는 너무도 작지만, 나는 하루 세끼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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