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열 May 27. 2018

동메달리스트, 좀 부끄럽지만

인바디 & 체력 첫 측정


 육아휴직 첫 날인 2017년 9월 1일을 시작으로 아침 6시 수영 강습을 받기 시작했다. 헬스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둘은 서로에게 썩 어울리지 않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한 번 크게 아프고 난 뒤 연일 곤두박질 치는 체력의 시궁창행을 저지해야 했고, 맥주병 신세로 살아온 지난 삶을 참회할 필요성도 절절히 느껴왔던 터다. 이런 저런 이유로 수영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헬스 또한 특히나 나처럼 살이 잘 안찌는 사람들에겐 최적의 운동 중 하나였다. 선택의 여지 없이 둘 다 하기로 했다.


 어쨌든 75kg, 체지방 10%라는 목표가 선 만큼 내 현재 상태를 볼 필요가 있었다. 인바디가 필요했다. 애석하게도 내가 다니는 헬스장엔 측정기기가 없었다. 인터넷 이곳 저곳을 기웃대다가 <국민체력100> 이라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체력 및 인바디 측정 서비스를 발견했다. 체력인증센터라는 곳에 인터넷 예약 후 방문하면 된다고 한다. 게다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무료 복지 혜택이다. 이쯤 되니 어머이건꼭해봐야돼 같은 추임새가 절로 나온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체력인증센터에 방문했다. 인바디와 더불어 가슴, 허리 등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했다. 체지방이 13.7%, 체중은 71.7kg 이다. 올해 초여름까지 헬스장 8개월을 띄엄띄엄 다닌 게 나름대로 효과가 있는건지, 생각보단 상태가 심각하진 않았다. 1년동안 체지방 3.7%를 빼고, 체중을 3.3kg 만 늘리면 되는 것이다.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아 마음이 놓였다. (방심하다가 지금 코피 터지고 있지만)


 그 다음은 체력 측정 순서였다. 체력은 총 6가지 항목을 측정했다.


1. 근력 (악력 - 상대악력)

2. 근지구력 (윗몸일으키기)

3. 심폐지구력 (20m 왕복오래달리기)

4. 유연성 (앉아윗몸굽히기)

5. 민첩성(10m 왕복달리기)

6. 순발력 (제자리멀리뛰기)


측정을 마치면 위와 같은 레포트가 나온다


 문제는 심폐지구력이었다. 10명 중 뒤에서 3번째를 기록했다. 측정 방식은 이렇다. 20m 왕복달리기로, 매 20m 를 주어진 시간 내로 통과해야 한다. 첫 출발시에는 20m를 8초 내로 뛰면 되니 여유롭지만, 갈수록 시간이 7초, 6초로 짧아지는 식이다. 30회를 뛰고선 "못 하 헥헥겠어요" 라는 없어보이는 멘트와 함께 고개를 떨궈야했다.


 종합 결과는 동메달이었다. 동메달은 3등급으로, 모든 체력 측정 항목에서 비슷한 나이 또래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10명 중 7등, 즉 상위 70%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모든 항목이 상위 50% 이상이면 은메달, 30% 이상이면 금메달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진짜 메달은 아니지만 마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오묘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렇게 공식적인 기관에서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측정해보니 기대보다 훨씬 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매 두 달마다 체중과 체지방, 체력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내 몸과 체력이 향상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었다. 뭔가에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 본 경험이 거의 없던 나였다. 정녕 노력한만큼 결과로 나타나는지도 꼭 내 두 눈으로 한 번 보고 싶다.



체력인증서도 나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전의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