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로 그리는 반려동물 이야기
닥스훈트 따지
닥스훈트를 보면 예전에 외삼촌댁의 반려견이었던 따지가 생각이 난다
외숙모님이 애지중지 키웠었는데 따지는 다사다난한 개였다
교통사고가 나서 다친 적이 있었는데 그 후유증으로 외숙모 외삼촌이 큰 병원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숙모님은 따지의 기관지가 안 좋아 목 따뜻하라고 항상 스카프를 매 주곤 했는데 지금도 빨간색 스카프를 맨 따지가 기억이 난다
따지에 관한 에피소드
첫 번째 이야기: 외할머니 제사여서 거실에 둘러앉아 커다란 전기 프라이팬을 놓고 제사상에 올릴 전을 부치고 있었다. 밀가루와 계란물을 묻히기 직전 동글동글 빚어 놓은 생고기 상태인 동그랑땡을 바닥에 놓고 오랜만에 만난 우리 모두는 수다를 떠느라 정신없는 사이에 따지가 어느 순간 다가와 밀가루와 계란물을 뒤집어쓰려고 대기 중이었던 동그랑땡을 홀라당 먹어치웠다. 그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걷던 따지의 행동이 얼마나 재빨랐던지 순식간에 생긴 일이었다. 거의 다 사라진 동그랑땡....... 우리는 동그랑땡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음은 물론이다 ㅠㅠ
두번째 이야기: 외숙모와 사촌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외삼촌가족이 외출 한 사이, 티비가 놓였던 낮은 일층 서랍장 위의 쵸코렛 상자를 엎고 상자 안의 쵸코렛을 정확히 48개 먹어치운 따지!
외출에서 돌아온 가족들은 놀라 기절 직전이었고 개는 쵸코렛을 절대 먹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기억한 사촌들은 따지를 데리고 동물 병원으로 직행!!! 다행히 무사했지만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이 간다. 물론 쵸코렛 박스를 낮은 곳에 올려놓고 간 사람들의 잘못, 따지가 무슨 잘못이 있으랴. 따지가 잘못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지만 정확히 48개라고 흥분하여 강조하는 사촌동생의 말에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은 모두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린..... ㅠㅠ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사고뭉치였던 따지...
따지가 떠난 후 오랫동안 힘들어하신 외숙모, 다시는 개를 키우지 않겠다 하신다...
따지는 아니지만 닥스훈트를 그리는 동안 따지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