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경매사 판매 18.3% 하락, 국내 경매시장도 주춤
2024년 1분기 글로벌 3대 경매사(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13억 2천만 달러)보다 18.3% 하락한 10억 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해서도 29.4% 줄어든 수치로 뉴욕과 런던의 매출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크리스티는 파리 매출의 큰 폭 증가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어났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이하 센터)는 ‘2024년 1분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매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경매 횟수와 작품 수량이 감소한 가운데 온라인을 통한 거래 방식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경매 횟수는 151회로 2023년의 166회보다 줄었고, 판매된 총 로트 수도 1만7905점으로 2023년의 1만9846점에서 감소했다. 팬데믹이 누그러졌음에도 오프라인 경매(16.6% 감소) 감소가 두드러졌다. 평균 경매 가격은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6만113달러로 지난해 6만6350달러보다 떨어졌다.
다만 3대 경매사의 온라인 전용 매출은 1분기에 약 1억4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억4700만 달러보다 3.4% 감소해 큰 차이는 없었다. 특히 온라인 전용 채널을 통해 판매된 작품 수는 1분기 경매 전체의 59.8%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6%보다 높아졌다. 총 경매 판매액에서는 온라인이 13.2%(지난해 11.2%)를 기록했다. 센터는 “온라인 거래 방식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뉴욕, 런던의 판매가 주춤했으나, 파리 매출(1억 1700만 달러)이 눈에 띄었다. 크리스티가 3월에 열었던 바비에-뮐러 컬렉션(Barbier-Mueller Collection) 덕분이다. 이 컬렉션 경매는 파리에서 1분기에 달성한 전체 매출 가운데 62.3%(7300만 달러)로 독보적이었다. 반면 뉴욕과 런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5%, 16.7% 떨어졌다. 센터는 “수준 높은 컬렉션이 시장으로 유입될 때 전체 매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미술시장 매출 구조의 가장 큰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전후 및 현대 미술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8.3% 급락했고, 인상파 및 현대미술도 약 8.8% 떨어지면서 이들이 경매 매출의 전반적인 감소를 주도했다. 판화(프린트 및 에디션 포함)는 지난해의 매출 급등세를 잇지 못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하락했다. 경매 출품 작품 수가 9.9% 늘어났음에도 매출이 꺾인 것은 판화 작품 가격이 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음을 의미한다. 센터는 “새롭게 등장한 컬렉터 층이 선호하는 부담 없이 가벼운 가격대 작품도 전체적인 경기로 인해 주춤하는 세태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1분기 한국 경매시장은 2023년 같은 기간보다 약간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1차 시장, 유통시장은 거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한국의 주요 경매사인 케이옥션, 서울옥션, 마이아트옥션은 총 7회 경매를 통해 낙찰 총액 약 294.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81% 상승했다. 판매 작품 수량은 500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2.10% 늘었고, 낙찰률은 약 65.19%로 전년보다 약 2.18%p 하락했다. 10억 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총 2점이었다. 최고가는 낙찰가 50억 원을 기록한 김환기의 ‘3-Ⅴ-71 #203 (1971)’이었고, 13억 원에 낙찰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런 회복 분위기도 2분기에 들어 꺾이는 양상이다. 단색화 거장 이우환 작품과 앙리 마티스 작품이 유찰되거나 김환기 작품 두 점이 출품 취소되는 등 거장들 작품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센터는 “미술품 가격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는 혼돈의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고금리 유지, 높은 물가 상승률, 불확실한 전망 등 경제의 긴축 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미술시장 역시 조용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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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데일리(Auction Daily) 김이준수(한국 콘텐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