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여러가지 반찬을 먹지 않는다. 그냥 딱 그 식사시간에 새로 만든 반찬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반찬을 만들어서 냉장고에 들어간 것은 대부분 음식물 쓰레기로 나가게 되어 난 언제부터인가 밑반찬(?)을 만들지 않게 되었다. 지난번 냉장고 글에서 언급한 적도 있지만 냉장고에 뭔가 많아지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대부분의 주부는 만든 음식을 가족들이 맛있게 다 먹어주었을 때 뿌듯함과 감사함, 만족감이 들 거라 생각한다. 멋지고 예쁜 요리는 잘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들이나 시댁모임에서 내가 한 음식은 맛있다는 평이 있기에 손이 느려도 휘리릭~~하려고 노력한다.
다양한 반찬이 없을 때 가장 만만하지만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나는 김치볶음이 최적의 요리라고 생각한다.
맵든 짜든 맛이 별로인 김치라도 볶기만 하면 밥한그릇 뚝딱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물에 씻어서 들기름에 볶아도 너무 맛있고, 고추가루를 더 넣고 빨갛게 자극적으로 볶아도 좋다. 배추김치도 맛있지만 총각김치 볶음도 밥 두그릇은 뚝딱하게 만드는 아주 위험하고 매력적인 반찬이다.
총각무를 얇게 잘라 볶아도 넘나 맛있다.
신김치 한포기 3cm간격으로 썰어 커다란 웍에 넣고 식용유를 충~~분히 넣어준다. 김치에 고추가루가 있지만 마른 고추가루 한스푼 정도 더 넣어주면 훨씬 색도 빨갛게 맛있어 보이는 김치볶음으로 완성할 수 있다. 김치볶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설탕이다. 반드시 한숟가락 이상의 설탕을 넣고, 후추가루를 톡톡톡 세번 튕겨주고 한번 더 볶아준다.
김치볶음에 후추가루가 빠지면 묘하게 살짝 맹숭한데 후추를 넣어주면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아들 녀석도 더 맛있나고 한다. 기분이 좋다면 불을 끄고 참기름을 조금 두르고 섞어서 통깨를 뿌려주면 끝!
15분이면 충분하다. 조금 덜 볶아져도 아삭아삭 맛있고, 좀 더 볶아도 부드럽게 입맛을 돋구아준다.
난 만만한 김치볶음이 좋다. 스팸을 넣어도, 고기를 넣어도, 참치를 넣어도, 소시지를 넣어도, 어묵을 넣어도, 가래떡을 넣어도 다 맛있게 어우러진다. 크고 예쁜 접시에 담아두면 한가지의 요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작은 접시에 담으면 자꾸 손이 가는 만만한 반찬이 되고, 그냥 밥에 덮어먹어도 맛있는 한끼 기분좋은 식사를 만들어준다.
볶음김치는 특별한 반찬이 없을 때 내게 힘이 되어주는 든든함이며, 아이들에게 배달음식을 덜 먹게 해주는 감사함이며, 김치를 유달리 좋아하는 남편에게 나를 더 요리를 잘하는 주부로 만들어주는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김치볶음은 내가 뚝딱 만만하게 만드는 반찬이지만 든든함이며, 감사함이고, 뿌듯함이다. 나는 생김치보다 볶은김치를 좋아하는 볶음김치 찬양자이다. 김장을 했으니 당분간은 새김치를 먹으며 김치볶음이 멀어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