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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SonG Mar 06. 2024

가끔은 “아공간”이 필요해

나에게도 작은 “별개의 세계“가 있었으면…

SF물이나 판타지물에 보면 “아공간” 그러니까 “Subspace” 라는 것이 나옵니다. 이게 너무 어렵다 싶다 하면 대충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있는 ”양자 공간“ 내지 ”포켓 디멘션“ 혹은 드래곤볼에 나오는 “시간과 정신의 방” 과도 같은 일종의 이계 공간이라 하는게 맞을 거 같습니다.


요즘 더더욱 나만의 ”아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때인건 요즘 사회의 상황 때문이 맞을 거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참 피곤한 것들의 연속입니다. 당장 아침에 나오는 늘 똑같이 나오는 답없는 정치권 소식, 그와 함께 꼭지로 나오는 사건과 사고들, 그리고 계속 나빠져가는 경제적 상황, 혼란한 세계 정세들은 뭔가 내가 사는 곳을 갑자기 뛰쳐 나가듯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그렇다 보니 오래전 토굴을 파고 살았다는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그들이 토굴을 판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라 봅니다. 베트남전 당시의 베트남군 처럼 전쟁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해서 토굴을 판 사람들도 있고, 로마에 있던 초기 기독교인들과, 혹은 개인적인 수행을 위해 일부러 토굴을 파고 살았던 힌두 수행자들이라던가, 아무튼 이유는 다양했지만 그들은 정말 “살기 위해” 혹은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 나름의 “아공간”을 땅 밑에 만들어 두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서울은, 그런 아공간을 파기가 참 힘든 곳임을 느낍니다. 특히 마음이 소심한 사람들에게는 그 마음을 쉬어갈 틈과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곳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나마 조금 다행인 것은 무인카페에 사람이 없다면 그냥 거기를 반쯤 나의 “아공간”으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없이, 무인카페 주인분이 틀어놓은 음악과, 창 밖에 보이는 풍경들, 그리고 조용히 돌아가는 공기청정기의 팬 소리만이, 나를 아주 잠깐 쉬어가는 무언가가 되곤합니다.


물론, 그 적막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다는 것은 아쉬움이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다시금 다른사람들로 무인카페는 채워지니까요.


그랬습니다. 그냥 토굴같은 무언가를 동경하는 “나의 자아”만이 남아 있는 것 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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