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인격

09

by 이그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그러다 누군가를 만나면

또 관계를 힘들어하고

그러다 가만히 있는 게 낫다 추덜대다

또 괜히 또 외로워서

혼자 돌아다니고.


점점


혼자는 좋지만 외로운 건 싫고

조용한 게 좋지만 정적은 싫고

여행은 좋지만 관광객은 싫고

책은 좋지만 낮잠은 더 좋고

동행은 좋지만 혼자 사색이 더 좋은.


까칠할 때는 더럽게 까칠하고

착할 때는 바보처럼 순하고

똑 부러지게 잘하면서

아닐땐 한없이 멍청이가 되고

예의바를 때는 그런 조심성이 없다가도

성질이 날 땐 욕을 입에 달고 살고

부지런할 때는 며칠밤을 면서

게으를 땐 차마 말로 하기 부끄럽고

잘 먹을 때는 한 때 세끼를 먹으면서

입 맛이 없을 때는 하루를 종일 굶고

이해할 때는 한 없이 너그러우면서

불쾌 불만 불평이 있음 위아래도 없고

조금 손해 보는 게 낫다 하면서

받아낼 땐 악착같이 받아내고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건
더러운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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