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여전히 난 말실수에 자책하고
왜 그랬는지 자문하고
바보 멍청이처럼 지낸다.
작업해야지 글도 좀 써야지 책도 읽어야지 하는
소리 없는 아우성만 요란하고
일 외엔 아무것도 안 한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가 미술대회에서 대상을 탔다.
갑작스러운 기쁨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성민이는 멍해져서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에게 너무 큰 짐을 이게 한건 아닌지
갑자기 이런 큰 행운이 찾아온 건 아닌가
좋지만 무겁다.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좋다가도,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고난이.
좋은 일들이 자꾸자꾸 생긴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운이 좋았다 여러 가지로.
나는 내가 여행에서 별탈 없이
무사히 돌아올 줄 꿈에도 몰랐다.
아니 그 뒷 이야기는 생각도 못했다.
운이 좋았다 여러 가지로.
내 삶에서
무언가 필요할 때에 적당한 것들이
맞춰 나타나 주었다.
비록 하루하루
지옥같이 나를 옥죄일 때도 있었지만
운이 좋았다 여러 가지로.
그리고 타고난 운이 좋은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했던 일이 내게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