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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니 Mar 28. 2018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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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너는 내가 착하고 이해심 많아서 좋다고 했잖아, 다른 애들처럼 뭐라 하지 않고 징징거리지 않는다고. 자기가 하는 거 다 이해해주는 사람 같다고. 근데 그거 아니거든, 열연하고 있는 거거든. 이렇게 하면 네가 더 좋아해 주니까 더 사랑받고 싶어 연기한 거지.


 나도 좋아하는 거 있어.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아. 네가 제발 좀 안 했으면 싶은 것도 있고, 네 행동이 꼴 보기 싫고 대체 왜 저러나 이해 안 될 때도 있어. 가끔 화가 치밀 땐 욕도 퍼붓고 싶고 소리도 지르고 싶지.


 처음에는 연기에 대한 포상이라도 받는 것처럼 네가 좋아해 주니까 좋지. 이것도 계속되면 메소드 연기처럼 나 자체가 될 수 있듯이.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기도 하고 문득 이게 뭐 하고 있는 건가 싶은 거야. 이렇게까지 널 만나야 하나? 싶기도 하고. 너는 배려 없이 발연기하고 있는데, 왜 나 혼자 여우주연상이 목표인 마냥 열연을 펼쳐야 하나 싶었던 거지. 드라마나 영화 보면 연기도 급이 맞는 배우끼리 하던데.


 아무래도 너 앞에서 메소드급 연기는 못하겠다 생각했고, 나 말고 너 이해해주는 착하고 배려심 넘치는 사람 꼭 만나. 근데 그런 사람이 존재할지는 나도 몰라.


Digital Drawing,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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