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에서 유페이퍼에 한글 파일을 바로 올릴 수 없어 당황했던 순간을 적었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진짜 문제는 파일 형식을 바꾸는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브런치에 가볍게 올렸던 글들을 돈을 받고 파는 ‘책’의 수준에 맞게
하나하나 다시 고치는 과정이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서 화면을 슥슥 내리며 읽을 때는 괜찮아 보였던 글들이
막상 책이라는 틀에 넣어보니 여기저기 빈틈이 너무 많이 보였다.
어색한 문장을 다듬고, 틀린 글자를 찾아내고 전체 내용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느리고 고통스러웠다.
“내 책을 돈 주고 살 독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기술적인 문제보다 ‘더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브런치에 글을 쓸 때는 마음 가는 대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썼다.
하지만 독자가 돈을 내고 구매하는 '전자책'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걸맞은 예의와 완성도를 갖추고 싶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말하듯 편하게 썼던 문장들을 책에 어울리는 정중한 말투로 바꾸는 것이었다.
뒤섞여 있던 문단들을 이야기 흐름에 맞게 다시 배치하고, 여기저기 겹치는 단어들을 과감하게 걷어냈다.
마치 거친 돌을 매끄럽게 깎아내는 조각가처럼,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문장 사이를 자연스럽게 잇는 작업에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출판 과정 중 가장 고통스러웠지만, 그만큼 정성을 쏟은 시간이었다.
일주일 내내 원고를 다듬고 나니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진짜 마지막 관문인 '교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스로 수십 번을 읽으며 완벽하다고 자신했지만
맞춤법 검사기를 돌릴 때마다 새로운 오타들이 튀어나와 나를 당황하게 했다.
"도대체 이 오타들은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걸까?"
혼잣말이 나올 정도로 숨은 오타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꼼꼼히 확인하며 마지막 오타까지 잡아내고 나서야
비로소 원고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끈기 있게 원고를 붙들고 늘어진 덕분에 다음 단계인 PDF 변환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원고를 PDF로 바꾼 뒤에도 확인 작업은 계속되었다.
컴퓨터나 태블릿 화면에서 글자가 깨지지 않는지, 줄 간격이 보기 좋게 정렬되었는지
일일이 눈으로 체크했다.
또한 소중한 글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워터마크'를 넣고,
독자들이 목차를 누르면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책갈피 기능'도 꼼꼼히 추가했다.
비록 시작은 '초보 작가'였지만, 이 치열한 일주일을 거치며
나는 내 글을 책임지는 '전자책 제작자'로 성장해 있었다.
이제 내 이름으로 된 첫 책을 세상에 내보낼 준비가 드디어 끝났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긴 여정의 끝에 마주한 감격스러운 결과를 나누어 보겠다.
#초보브런치작가의전자책도전기
#책쓰는도서관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