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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민 Dec 23. 2021

게으름+귀차니즘과의 전쟁

#4. 출근도 퇴근도 내가 정한다

처음으로 다닌 회사는 신문사였다.

그곳은 매일 아침 7시 반 회의를 했다.


수습기자는 회의 시간보다 먼저 출근해야 하는 탓에 그보다 더 일찍 도착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서야 했다. 전날 밤에는 아이템 압박 스트레스에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이후 회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음원 차트, 방송 시청률, 영화 관객수 등을 체크하고 내보내는 첫 기사는 오전 7시 이전일 때도 많았다. 먹고사는 것은 본디 힘든 일이니, 그냥 모든 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퇴사하고 가장 행복한 것을 꼽자면 역시 아침이 있는 삶이다. 눈곱만 떼고 비몽사몽 달려가 회사에 앉는다고 능률이 오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아침 일찍 출근시키고, 야근까지 얹혀주는 것인지 의문이다. 아침에 일어나 반려묘의 아침 식사를 챙기고, 골골송을 들으며 음악을 들으며 아내와 앉아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무척이나 소중하다. 퇴근 이후 문화생활을 즐기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시간은 삶의 질을 확실히 높여준다. 건강해진 삶은, 일의 능률로 이어진다.


반려묘 옥우동 ⓒ박현민


다만... 그 누구도 나를 터치하지 않으니, 게으름+귀차니즘과의 전쟁을 씩씩하게 치러내야 한다는 게 문제다. 집중해서 일하고 효율적으로 업무 하는 시간이 모여 아침과 저녁, 더불어 주말과 휴일까지 보장된 삶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면 나름 도움이 되지만, 역시 쉽진 않다. (새해 종이 울릴 때도 시상식 기사를 작성하던 나의 과거놈아, 이제 영영 만나지 말자!)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도, 일의 능률이 좋은 시간이나 환경도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개개인의 특성까지 배려해주지 못하기에 모두 다 손잡고 부지런쟁이가 되어야 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난 일을 좋아하지만, 딱히 노동집약적 인간이 아니다. 그러니 당일에 꼭 끝내야 할 업무가 아니라면, 하루 4~6시간 근무가 적당하다는 입장이다. 오전 11시에 출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아름다운 삶!


가급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유의미한 것에 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인생. 그것이 내가 회사 밖으로 걸어 나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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