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무'는 차가운 무인가요?

문장의 힘, 어떤 글쓰기에도 필요합니다

by 글담

오늘도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가 인스타그램을 뒤적거렸습니다. 보기에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사진과 맛깔 나는 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도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봅니다. 은근히 ‘좋아요’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는 아무래도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이 강합니다. 뛰어난 외모를 자랑하든, 럭셔리하거나 웰빙의 일상을 보여주려 하든 간에 ‘나’를 드러내는 공간이죠. 그런 목적이 분명하다보니 글도 대체로 자신의 생각과 주장 등이 강합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으로 이런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지 글로 설명하죠. 이런 글과 사진이 조화가 이루어지면, ‘좋아요’의 숫자는 아무래도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가끔 SNS에서 글을 보면, 좋은 사진과 당시의 감정에 공감이 갈 듯하다가 머뭇거릴 때가 있습니다. 글이 불분명하게 보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가볍게 쓰고 읽는 사적인 공간이니 그리 개의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글쓰기를 에세이나 회사에서의 문서와 메일, 레포트 등에서도 아무 생각 없이 쓴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제로 직장인들의 경험담 중에서 웃지 못할 이야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업무용 메일을 주고받는데, 메일 제목에 ‘냉무’라고 해서 상사에게 보내서 난리가 났다는 사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 ‘ㅜㅜ’와 같은 이모티콘을 버젓이 공적인 문서에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요즘 말하는 ‘주작’, 즉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도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비슷한 사례를 듣기도 합니다.

중요한 문서를 첨부했거나 메일 본문의 내용이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사항일 때, 이런 글쓰기는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습니다. 본론을 접하기도 전에 가벼운 인상을 받게 되니 말이죠. 물론 기호의 활용은 때로 의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문자를 보낼 때 마침표 하나만 딱 찍어 보내는 것보다 웃는 이모티콘이나 ‘…’를 붙이면, 뭔가 여운이나 글쓴이의 감정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요즘 다양한 제스처의 이모티콘을 돈을 주고 사는 이유도 이해됩니다.


글쓰기의 기본을 지키라는 게, SNS 글쓰기 방식을 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때와 상대, 소통의 공간과 도구 등을 구분해서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문서를 쓰면서 친구들끼리 킥킥대며 쓰는 방식의 글쓰기를 하면 과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의 글쓰기도 상대와 목적을 고려한 것이어야 합니다. 보고서와 기획안에서의 글쓰기와 현장에서 급하게 주고받는 글은 다를 것입니다. 또한 문서라는 게 늘 정해진 양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선입견입니다. 마치 SNS에서 글을 쓰는 게 습관이 되어 다른 글쓰기에도 그렇게 하듯이, 딱딱한 문서의 양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것도 소통의 장애가 됩니다.


비즈니스 글쓰기는 목적과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게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누가 봐도 똑같은 이해가 될 수 있는 글이어야 합니다. 거기에다 ‘설득력’이라는 요소를 첨가한 글의 힘이 가미되어야 합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는 것은 단지 시각적인 효과와 화려한 언변의 힘만은 아닙니다. 화면에 뿌려진 텍스트와 문장의 힘이 설득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미건조하고 밋밋한 문장이 아니라 주목을 이끌고 마음까지 움직이게 하는 한 줄의 카피를 뽑아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글모임을 처음 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나쁜 습관이 SNS식 글쓰기입니다. 비속어와 구어체, 이모티콘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뿐만 아니라 문단 나누기도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원칙이나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쓰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것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우물쭈물 대답을 못합니다. 그냥 그렇게 쓴 것일 뿐이죠.

에세이나 독서감상문, 소설, 비즈니스 문서 등 공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생각과 세계를 보이고 싶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 기본은 어쩌면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부터 갖추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떤 글이냐에 따라 글쓰기도 달라진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SNS 글쓰기의 문체입니다.

● 비속어, 기호의 과다 사용 등 상징으로 표현하는 글쓰기는 자칫 나쁜 습관을 가지게 합니다.

● 짧은 글을 쓰면서 독해가 어려운 불친절한 글쓰기 등을 주의해야 합니다.

● 구어체, 비속어, 사투리 등을 쓰는 이유가 의도된 ‘효과’를 기대한 것인지 따져봅니다.

● 마땅히 쓸 만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비슷한 문장을 검색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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