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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닭 Jan 13. 2019

나를 놓지 않기

애매한 나

  사람 말에 집중이 잘 안 돼서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낮에는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수면유도제를 먹어도 밤에 잠이 안 온다. 자다가도 누가 가슴을 세게 치는 느낌에 놀라서 여러 번 깬다. 최소한 성의가 없어 보이거나 같은 말을 반복해서 조금이라도 신경을 긁으면 소리 지르고 싶을 만큼 쉽게 화가 난다. 잘 말하다가, 잘 지내다가 갑자기 감정에 북받친다. 주변을 극도로 의식한다. 정신을 잠깐이라도 놓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기력 없이 시간을 보낸다. 종일 긴장한 탓인지 종종 심장이 아프다.

  지금 내 상태다. 나아진 정도가 미미하고 좋았다가 나빴다가 계속 반복하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한국에 있으나 여기 있으나 똑같아 보이는데 괜히 돈 들여왔나? 나에게 나가는 돈이 많은데 그 비용만큼 열심히 하고 있나? 주변에서 이것저것 도와주는데 난 뭐 하고 있는 걸까? 하는 것들. 나에게 뭐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머리로는 다 알고 있고 매일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난 똑같다. 사회로 다시 나가는 게 두렵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학생으로 잘 지내는 것도 아니다. 애매하게 있다. 나를 놓지 않는 것. 이것만 겨우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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