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기 날망을 갈아 끼우듯 우리의 관계도 날망을 갈아 끼워야 한다.
늘 쓰던 전기면도기에 면도를 하다
살짝 베었는지 피가 난다.
일회용 면도기도 아닌데,
억울한 미련함이 함께 뒤엉키는 아침이다.
늘 당연하듯 쓰던 유명브랜드 면도기도
시간이 지나면 날망을 갈아주어야 한다.
사람도 그러하다,
늘 같은 자리에 있던 그 당연함으로 우린
무례하기도 하고,
무관심하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에 약간의 올이 튀어도 흥분한다.
사람의 관계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때때로 마음의 날망을 정갈하게 갈아주어야 한다.
낡고 닳아 갈라 진 틈때문에
서로의 마음에 피를 낼지도 모른다.
우리의 마음에 갈아 끼운 새로운 날망은
적당한 믿음의 두께로
날카로움으로 부터 막아주는 단단한 소중함이기 때문이다.
딱 한달 남은 12월의 첫날,
한해의 비즈니스도 잘 갈무리 해야 하겠지만,
더 소중한 우리의 관계도 날망을 손질하는 한달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