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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붓, 내 머리 위 도마뱀

브런치 작가 합격

by 아루나

2019년 7월 5일


내 방에는 4-6마리의 도마뱀들과 함께 살고 있다.

샤워하면서 천장에 붙어 있는 도마뱀들을 보면서 소스라치게 놀라던 처음과는 달리

이제는 동남아 특성상 도마뱀 출몰은 당연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동거를 받아들였다.


샤워할 때 화장실에 늘 보이는 도마뱀 세 마리

방 안에서 눈에 띄지 않게 돌아다니는 두 마리의 도마뱀 녀석들

혼자 쓰는 방이 적적하고 무서울 때 도마뱀들이 의지가 되는 묘한 효과도 가끔 있었다.


우붓에서 머문 지 3일째 되는 날이었다.

잠을 약간 설치고 일어나자마자 눈도 덜 뜬 체 테라스 문을 활짝 열었다.

내 머리 위에 뭔가 툭 떨어지고 살졌다.

도마뱀...이네?


너무 잠결이라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무덤덤하게 지나갔다.

그 이후, 숙소 주인에게 말했더니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특이한 경험이라고 말해줬다.




우붓, 5일째


아침에 화장실을 다녀온 후, 이틀 전 지원한 브런치 작가 결과 확인 및 모닝 글을 테라스에서 쓰기 위해

테라스 문을 힘차게 열자마자 내 머리 위에 떨어진 도마뱀.

이번에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후... 이게 무슨 일이람?

두 번이나 내 머리 위에 떨어지다니..


마음을 진정하고 노트북을 켜고 작가 합불 여부를 확인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작가 결과 창이 없었다.

그리고 내 보관함을 보니 글 보관이 아닌 발행으로 바뀌여 있었다. 또한, 내 소개글을 더 써달라는 알림이 있었다.



자세히 확인해보니 브런치 작가 합격..

도마뱀이 내 머리 위에 떨어졌을 때처럼 오두방정을 떨면서 소리를 지르고 엄마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너무 행복했다.


한 달 전에 지원했을 때는 불합격이었고

이번에도 준비가 덜 된 것 같았는데 합격이라니 대학 합격한 것처럼 좋아했다.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도마뱀이 머리 위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어머!! 도마뱀은 행운의 상징이야!!"


그렇다 내 머리 위에 두 번의 행운이 떨어진 건다.

도마뱀이 브런치 작가 합격도 가져다준 것 같다.




할 수 있을까? 했던 나의 도전 = 브런치 작가


처음부터 잘하려고 노력했다면 지원조차 못했을 브런치 작가 지원하기.

온전한 내 생각을 담은 밍밍한 내 글의 나다움이 합격을 준 것이 아닐까?


항상 읽어주시는 구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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