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교실에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올해 유난히 분위기 좋았던 2-11반 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예쁜 트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곧 고3이 되는 그들의 소망을 쪽지에 적어 주렁주렁 달아놓았습니다. 종업식 전날, 트리가 소멸될 것이 너무 안타까웠던 국어 선생님께서 저에게 사진으로 남겨달라고 SOS를 보내셨습니다. 저는 특별야근을 위해 4층의 어둡고 빈 교실에 들어가 트리의 불을 환하게 밝히고 삼각대 대신 스탠딩 책상에 교과서를 받히고 장노출로 트리를 무사히 역사에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