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포항의 지진으로 수능이 갑작스럽게 일주일 미뤄졌습니다. 수능 시험장 설치가 이미 끝나고 책상에 수험표와 이름표까지 붙어있는 교실로 등교한 1,2학년 후배들은 며칠 수 공교롭게도 '실전 같은' 학력평가를 치렀습니다. 하루종일 치러지는 학력평가는 사실상 체력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침부터 4시 반까지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고 안쓰럽습니다. 책걸상이 쿠션도 없이 딱딱하기도 하지만 요즘 아이들 체격에 비해 작아서 허리가 아픈 학생들이 많습니다. 오늘 2교시 수학영역 시간에 점수에 초탈한 이들은 수면 인형들과 원래 한 몸인 것처럼 모습을 완벽하게 감추고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이르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