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호이 Mar 01. 2024

"축구가 밥 먹어주냐"

축구에 울고 축구에 웃는. 살아남기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치열한 축구전쟁.

성적과 결과를 떠나 최근 사회적으로까지 이슈를 낳았던 카타르 아시안컵 사건 이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2024 K리그가 개막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출신 '제시 린가드'의 K리그 진출 등 올 해도 어김없이 기대되는 국내 프로축구 개막에 앞서 지난시즌 연말에 작성했었던 일부 글을 다시 업로드한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축구전쟁(蹴球戰爭)'

지난 주(12월),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나름 핫(Hot)했던, 어떤 이들은 웃고 어떤 이들은 울었던, 그들의 함성과 환호, 그리고 야유와 울부짖음이 공존했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 현장.

롱패딩과 털장갑으로 꽁꽁 완전무장했음에도 불구, 춥다고 느껴졌던 그런 12월에 얼음장 같은 날씨 속에서도 치열한 두 차례의 전쟁들이 모두 연기처럼 지나갔다. 잔칫집과 초상집이 공존하는 오묘한 분위기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었던 그 현장의 결말은 결과 뿐 만 아니라 결과를 해석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 역시 상반된다.

국내 최대 아니 세계에서도 미래와 혁신을 책임지고 있는 '세 개의 별' 이라는 대기업을 등지고 있는 명문 구단 수원이 창단 이래 첫 강등되었다는 기사는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트윈스의 우승 소식만큼이나 가히 충격적이었고, 축구황제 펠레와 슈퍼스타 네이마르를 배출한 브라질의 명문 구단 산투스 역시 111년 만에 첫 강등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뉴스기사들은 여러가지 후폭풍과 숙제를 가져다 주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누군가는 뼈저린 아픔을 통해 재정비와 더 큰 발전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 한 번쯤 넘어져서 제대로 된 강력한 치료와 재건이 필요하다는 이도 있고, 흥행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양분된 의견들에 박쥐처럼 더 할 나위없이 동의하며 가슴 속 중립의 손을 얹는다.

인터넷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라이벌 팀들에 대한 비난과 독설이 난무하지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어느 팀 하나 안전할 수 없는 강등권 축구전쟁 속에서 키보드 워리어들의 무의미한 조롱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만큼 팬들의 더 큰 관심과 뜨거운 성원이 있었음을 먼저 기억하고 따끔한 회초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빠른 숙명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기에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진심으로 궁금하고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재미나고 어려운 여러가지 과제들이 하루 빨리 해결되고 해소시켜 주기만을 기대한다.



'Hola, MES QUE UN CLUB!

눈 앞에서 허무하게 강등된 최종전을 직관한 다음 주말, 출장으로 또 한 번 방문한 지구 반대편에 또 다른 12월의 그 곳은 달력이 무색할 정도로 그라운드 위에 선수들을 환영하고 있었고, 하늘의 날씨와 온도마저도 함께 열광해 주듯 말 그대로 ''열정의 나라' 다웠다.

전세계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가장 많은 사람 1위와 2위. 공교롭게도 둘 다 축구선수라는 점을 보면 단순 두 나라가 아닌 전세계적으로 확대해서 보더라도 축구가 단연 No.1 스포츠 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팔로워 수가 3억 명, 이에 두 배를 더해도 1위의 팔로워 수를 넘지 못하는 걸 보면 미국의 대통령 이름은 모르더라도 호날두와 메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들의 파워와 영향력은 가히 상상 이상일 것으로 짐작된다.

세계 최고 스포츠라 불리는 축구.

그리고 세계 최고의 축구 문화와 탑 클래스 선수들, 그리고 그런 프로리그를 보유한 스페인 축구.

또, 그런 리그를 천문학적인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시키며 여러 발전과 시도를 앞세우고 있는 라리가(LaLiga).

카탈루냐와 스페인 왕조, 역사에서부터 시작된 엘클라시코(Elclasico)와 함께 세기의 격돌, 두 축구의 신(神)들에 대결인 '메호대전'으로 불리는 라이벌 경쟁의 판을 기획해 낸 라리가의 수준과 관심은 상상 그 이상이다. 어렸을 적, '지구방위대' 레알마드리드와 '외계인 군단' FC바르셀로나의 명성과는 다소 느낌이 변화되었지만, Liga F(스페인여자프로축구)만 보더라도 K리그 1부의 열정 이상 만큼으로 가슴 뛰는 소년소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Liga F 선수의 싸인을 받기 위해 맨 앞자리에 자리한 내 좌석의 시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려 버리는 귀여운 꼬맹이들의 축구 열정에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진심인 이들의 축구 사랑은 매년 불어나며, 가족 대대로 물려주면서 자연스럽게 막강한 열 두 번째 선수를 만드는 듯 싶다. 또, 한 경기에 백 여명의 스태프와 수백대의 장비들이 투입되는 기술력을 보면 한 켠으로 부러움이 가득하다.

말 그대로 FC바르셀로나의 모토. "MES QUE UN CLUB, 클럽 그 이상!"


단순 축구에 대한 열정 뿐 만 아니라, 이를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고 부가가치와 콘텐츠를 선순환적으로 지속 생성시켜 나가는 이들의 리그와 축구 문화를 보면 분명 진정으로 다방면의 벤치마킹이 필요함을 느낀다.

한국 축구 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른 스포츠들도 많은 팬들로부터 "클럽, 그리고 선수 그 이상!"의 가치와 메시지를 선사하는 영향력이 빠른 시일에 자리하고 좋은 스포츠 문화들로 이어져보기를 기대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남겨진 숙제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