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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오광 Jan 23. 2021

2021년 신축년은 나에게 뭘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1년을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1년이란 시간이 주어지는 2021년 신축년이 다가왔다. 하지만 딱히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저 난 나일뿐이였다. 뭔가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운동을 해서 체중을 감소한다거나 아니면 새롭게 스타일을 바꿔본다거나 취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어서 목표하는 바대로 움직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나에겐 그저 뭔 나라 이웃 얘기처럼 들릴뿐이였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알겠는데 몸은 도통 움직여지질 않았다. 결론은 게을러졌다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갑작스레 작년보다 해가 바뀜으로써 조금 더 심적으로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도 작년부터 시작 된 코로나19로 인해 소득 수준도 바닥을 치며 심적으로도 힘들어 하고 있으며, 그 힘듬을 못 버틴 채 결국은 가게를 내놓은 곳들을 볼 수 있었다.


매년마다 해가 바뀌면서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들도 많지만 목표 없이 하루 하루 주어지는 일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그렇지만 주어지는 일들이 조금씩 줄어든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좌절감과 동시에 우울감이 들게 결국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소수에 불과한 경우겠지만 살아가는 목적도 없이 그저 흐르는 데로 흘러가는 삶을 살아간다면 정말 페인이나 다름 없고 그 삶속은 창살 없는 감옥이 아닌 지옥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2021년은 1월의 중반을 달리고 있었고 곧 2월이 다가오고 있다. 참으로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은 채 너무나 빨리 흘러가고 있었고 그 한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감염자들은 감소했다가 증폭했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고통의 날이라고 할 수 있는 코로나19도 누군가 예측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끝은 2021년 가을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 때 정말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그저 예측에 불과 할 뿐이고 확실하진 않다는 것이 많이 두렵고 매번 밖을 나갈 때마다 답답한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2021년 신축년은 하얀 소의 해라고 알려져 있는데 과연 많은 사람들은 소처럼 열심히 정진하면서 일을 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마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고 있을 것 같은데도 그저 믿고 있을 뿐이다. 점점 시간이 흐르고 있음에도 2021년에는 뭔가 달라지고 싶고 정말 하얀 소의 해처럼 부지런 떨며 새로운 한해를 보내고 싶지만 환경적인 요인과 취업을 못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저 딱하기 그지 없는 사람으로 보일 뿐이였다. 특히 20살이 엊그제만 같은데 어느 새 시간이 많이 흘러 31살이 되어 버렸고 31살 다운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은 채 푸념만 늘어 놓은 20대 초반이나 후반이나 다름 없었다. 물론 30대에도 푸념들을 늘어 놓을 수 있겠지만 그 푸념이 20대처럼 지속 된다면 어떠한 일도 시작도 못할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아직까지도 복잡한 마음은 풀리지 않은 채 이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만들고 싶어서 등산이나 조용한 곳으로 가서 자연과 벗삼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몸과 행동이 전혀 따로 놀고 있었다. 아마 머리속은 귀차니즘은 가득차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귀차니즘을 조금이나마 벗어나서 활기찬 마음으로 활동적으로 움직인다면 벗어 날 수가 있는데 머리속엔 온통 악마가 속삭이 듯 그냥 "집에나 있어" 라고 하며 마음을 꼼짝달짝도 못하게 가두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정말 나 스스로도 미쳐버리는 것 같고 결국 그 마음이 스트레스로 작용해서 먹는 걸로 풀게 되는 아주 나쁜 패턴으로 이어지게 된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보아도 어디서부터 잘 못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실마리를 부여 잡고 그저 2021년을 서서히 보내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듯 답답함과 지루함 그리고 짜증 섞인 마음이 가득한 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정말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괜스레 주먹을 쥐며 벽을 치기도 한다. 다들 주변 사람들은 각자마다 새로운 한해를 보내기 위해 목표를 세워서 그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데 왜 난 못하고 있지 라고 생각이 들면 그저 무시하고 "난 나야" 라고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 채 변화를 바라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게 되어 버린다. 이것도 몇 달이 지속 된다면 아마 우울증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 아직까지는 별 다른 차이는 못 느끼겠지만 반복 되는 삶이라면 결국 자기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동을 보일지도 모르겠다라는 마음이 들까봐 안절부절 할 때도 있다.


2021년 신축년은 하얀 소의 해처럼 분명 좋은 해이다. 그 이유는 한우라고 할 수 있는 소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 마을에도 소가 있는데 소를 볼 때면 게을러보일 때가 많은데 오래 전엔 분명히 소도 밭을 일구며 엄청난 일을 해내었던 도구였다. 그 때를 생각해보면 분명히 소는 힘도 쌔고 부지런함이 있기 때문에 그 발자취를 통해 뭔가를 해야만 하겠지만 아직은 그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타이밍을 잡는 것도 "나" 이고 놓치는 것도 "나" 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더욱 중요한 한해를 보내고 싶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타이밍을 잡아 소처럼 열심히 일을 하여 돈도 많이 벌어서 조금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여행도 즐길 것이며, 옷도 색다른 스타일도 바꾸어 보기도 하면서 운동도 남다르게 하여 체중을 감소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취업을 하여 돈을 벌었을 때의 가정이지만 소확행은 오로지 그것 뿐이였다.


거기에다가 몸의 변화와 더불어 옷도 색다른 스타일을 바꾸어서 여자친구까지 만들게 된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이 또한 소소한 바램일 뿐이라서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은 채 다시 한 번 2021년 신축년은 나에게 무엇인지 되돌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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