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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기 May 31. 2022

프리랜서와 베이글

5월 둘째주

wed | 11

작년 가을 만들어진 프리랜서 모임이 있다. 취향도 고민도 하는 일도 비슷한 데다가 mbti까지 똑같아 스터디를 핑계로 줌에서든 카페에서든 모여서 떠드는 시간을 가졌는데, 4명 중 2명이 회사에 들어가면서 의도치 않게 뜸해져 버렸다. 오늘은 아직까지(?) 프리랜서로 남은 수진님과 작업 겸 떠들기 위해 만났다. 이번 주는 자꾸 덥길래 겁도 없이 나시에 얇은 셔츠를 걸쳤더니 하루 종일 춥다. 카페 안도 춥기는 마찬가지라 셔츠를 꽁꽁 싸매고 일했다. 아이스 라떼를 나란히 시켜놓고 시시콜콜 웃으며 떠들다가, 점심때가 지나 근처 회사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차분해진 틈에 늦은 끼니로 베이글을 먹었다. 허니밀크 베이글에 무화과 스프레드를 쟁반에 고른다. 따끈하게 데워져 나온 빵을 나란히 가져왔는데 어째 완전히 똑같은 메뉴를 골랐다. 반쪽에 잘게 잘린 쫄깃한 무화과를 올린다. 따뜻하고 보송보송한 베이글에 크림치즈가 조금씩 미지근해진다. 색도 서로 반대되는 보색이 좋고, 음식도 다른 것들이 어우러진 게 좋다. 냉면에 만두나 데운 빵에 크림치즈처럼 시원하고 따뜻한 조합도 최고지. 간단한 식사와 일은 계속되고, 서로 별 다른 얘기는 없지만 같은 일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비슷한 상황과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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