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시간을 함께한 미술
만 시간의 법칙
"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
미술은 내 인생에 있어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미술과 나의 인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되었고 현재까지 계속 함께하는 중이다.
이를 시간으로 따지면 족히 만 시간은 넘겼다.
처음에는 작가가 하고 싶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할 줄 아는 게 그림뿐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흘러 흘러 작가 문하생으로 들어가기까지 했다.
하지만 작업을 하면 할 수 록 부족함을 느꼈고, 급기야 작업을 하는 것이 무서워졌다.
내 이야기가 남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했다.
스물다섯 살
나는 미술로부터 도망쳤다.
순수미술이랑은 가까이 가지도 않겠다는 마음으로 일만 했다.
주어진 일만 하고 돈만 버는 것이 행복했고,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작품을 보면 그림에 대한 미련이 생길까 봐 전시장도 가지 않았다.
그렇게 2년을 정말 평범한 삶 그 자체로 살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났지만 나의 발길은 관성처럼 전시장으로 향했다.
작품을 보는 것이 좋았다.
본인에게 솔직해지기로 했다.
하지만 다시 작업을 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미술과 연을 이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바로 전시 기획자였다.
그렇게 글 한번 안 써본 내가 글 쓰는 법을 배우고 대학원에 들어갔다.
들어가서 물론 잘하지 못했다.
학부시절도 설렁설렁 다녔고, 글도 대학원 입학 전에 써본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내 딴에는 열심히 했지만 남들 눈에는 영 아니올시다였나 보다.
대학교 교수님 눈 밖에 나고, 동기들이랑도 멀어졌다.
쉽지 않았다.
그렇게 졸업도 점점 미뤄지고 나 스스로가 뭘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나는 이쪽 길이 아닌가 보다.. 싶었지만
그래도 전시를 보러 다니고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다.
아무래도 미술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듯싶다.
다시 돌아가야 했다.
내가 왜 미술을 해야 하고
내가 미술을 통해 뭘 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미술이어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