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에디터의 낱말 서재
EP. 10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 올가 토카르추크
"평소에도 그는 거의 말이 없었다
그의 별은 아마도 수성일 것이며,
과묵한 별자리로 알려진 염소자리나 그 경계에 있는 별자리를 타고났을 것이다."
-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입니다.
2024년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서점가의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라고 하는데요,
서늘한 추리 소설로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에 입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선택이지요.
사건번호 : 001
발생 일시 : 날짜 미상, 겨울 새벽
사건 장소 : 폴란드 외곽 외딴 마을
피해자 : 왕발 (전직 경찰, 마을 사냥꾼)
현장 상황 : 자택에서 변사체 상태로 발견
사망 원인 : 목뼈 골절로 추정 '좋은 소설이란 그 외피가 스릴러든 로맨스든 상관없이 세상을 향해 지혜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사건은 눈 내리는 겨울밤, 폴란드 외곽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폴란드 교사 부부의 딸로 태어난 올가 토카르추크는 "오래전부터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구분하고 구별하는 기준이 무엇일지 고민해 왔다"라고 이야기하는 생태주의, 동물주의 신념을 가진 작가입니다.
폴란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 이야기가 추리의 형식을 빌려 매우 독창적인 방식으로 우리가 외면한 문제들을 들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힌트는 여기까지.
읽는 사람에 따라 추리로 읽힐지도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임은 분명합니다. 문학이 온갖 기괴함과 환영, 도발, 그로테스크와 광기를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권리를 꿋꿋이 수호해 왔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토로 멋진 도덕적 스릴러에 함몰되어 보시기를.
에디터, si, sun.
이 책의 낱말들
¹ 한 겨울의 장례식
서늘하고 차가운 겨울 마을, 연결되는 살인으로 인한 장례식
² 클루
누가 범인인 걸까? 다 같이 모여 앉아 단서들을 모아 추리해 가는 재미
³ 작은 것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
강력한 이야기의 힘. 소외와 배제라는 폭력에 맞서는 외로운 사슴의 뿔과 인간의 이중성.
⁴ 점성술
인간 세계에서 천문학의 현상을 관찰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점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이 책은 이런 날
취향과 즉흥적인 독서와
언뜻언뜻 머리를 쳐드는 지혜와
섬세한 미래를 껴안고
사방에서 떠드는 것들에 엿을 날려줄
두 에디터의 사유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