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에디터의 낱말 서재
Ep. 11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 은희경
"아무리 집착해도 얻지 못할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 걸음 비켜서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데 정열을 다 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中
들숨에 사랑을 날숨엔 고독을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도서를 펼치고 밑줄을 남긴 문장들을 읽어보았습니다.
시간이 꽤 흐른 뒤 다시 마주한 문장들이지, 처음 이 책을 접할 때의 마음이 깊은 곳에서 다시 솟아났습니다. 이유 모를 먹먹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끝없이 도망 다니는 진희의 모습 때문일지 진희를 통해 알게 된 진실된 나의 내면 때문인지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규정되었던 삶의 다양한 조건들.
그리고 ‘사랑’의 정의는 잠시 멀리 두고 '결혼, 사랑, 연애' 그 어떤 것도 사회의 틀에 맞춰지지 않은 여성의 삶을 마주합니다. 은희경 작가만의 냉소적인 태도로 건조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로...
에디터, 한글
¹ 폴리아모리
미혼자 집단과 기혼자 집단에서 동시에 여러 명의 성애 대상을 가질 수 있는 경우
² 제 쓸모를 다한 배쓰밤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다 결국 향기만 남게 되는 배쓰밤처럼
³ 흑역사 자판기
읽다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전 연인과의 뜨거운 추억들
⁴ 까슬까슬하게 마른 수건
은희경의 문장들은 장마철에 고마운 까슬까슬한 수건처럼 삶의 습기가 제거된 언어를 사용한다 라는 평을 듣는다
이 책은 이런 날
이 책의 밑줄들
취향과 즉흥적인 독서와
언뜻언뜻 머리를 쳐드는 지혜와
섬세한 미래를 껴안고
사방에서 떠드는 것들에 엿을 날려줄
두 에디터의 사유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