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에디터의 낱말 서재
Ep. 13 아무튼 산 - 정보영
고요하고 겸허하게 오르는 산이 좋다
들뜬 나를 차갑게 하는 그 산이 좋다
하지만 치열하게 맹렬하게 오르는 산도 좋다
처진 나를 뜨겁게 하는 그 산도 좋다
내면을 향하는 산도 좋고 바깥과 소통하는 산도 좋다
「아무튼 산」 장보영
산을 처음 만난 건 2021년입니다
고작 십분 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얼굴엔 열꽃이 피고 숨은 턱끝까지 차올랐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보잘것없는 나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은 나를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서 묵묵히 다시 한 발을 내딛을 때까지 점잖게 기다려주었습니다.
나는 그날 이후로 산에게 반했습니다. 산에게 더 잘 보이고 싶어서 지금도 매일 노력합니다.
장보영 작가의 <아무튼 산>은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만한 등산의 깊이 있는 이유들을 공유합니다.
단순히 다시 내려올걸 왜 올라가! 하는 생각에서 '정상'이라는 목표 지점에 닿기까지
산을 누비는 모든 발자국을 위해 우리는 매번 힘듦을 찾아
다시 등산로 앞에 선다는 걸 알게 해 줍니다.
그리고 24년에 만난 나의 산들에 감사를.
덕유산, 남덕유산, 수락산, 설악산, 소백산, 북한산, 감악산, 대룡산, 청계산, 도봉산, 운악산, 주왕산, 구봉산, 불곡산.
에디터, 한글
¹ 알피니즘
여느 때보다 높은/새로운/험난한 산에 오른다든지, 등산하는 자체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고,
기술적이고도 종합적인 지식을 기르며, 강렬한 정열로 산에 도전하는 태도.
²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
원동력, 동기부여, 버팀목...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마음의 소리를 따라 움직입니다
³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러라면 심장이 뛸 수밖에 없는 책
⁴ 아무튼 시리즈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다양한 주제를 솜씨 좋게 빚어 한 권에 담아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읽는 재미를 더한 에세이 시리즈
이 책은 이런 날
취향과 즉흥적인 독서와
언뜻언뜻 머리를 쳐드는 지혜와
섬세한 미래를 껴안고
사방에서 떠드는 것들에 엿을 날려줄
두 에디터의 사유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