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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물꽃 Apr 05. 2024

쉬어가기_02

잠시 쉬어갑니다

사실 요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여태껏 가진 거 없어도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항상 달려왔던 나인데 그 동력을 잃었다. 체력저하 때문일 수도 있고 매주 과제에 대한 압박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져 그럴 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머리가 굳어버렸다. 욕심만큼 돌아가지 않는다.


브런치 연재든 과제 제출이든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안 되는 맷돌을 계속 굴리다 못해 갈아가며 꾸역꾸역 글을 썼다. 만족스러운 글을 완성하는 것보다 제출에 더 의의를 두고 있었다.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계속 뭐라도 쓰면 나아질 거란 믿음으로 연재를 이어갔지만 더 탈이 나기 전에 잠시 쉬었다가기로 결정했다. 


쉬겠다고 해도 사실 마음 한구석엔 불편함이 있을 거라 당장 과제제출까지만 기한을 잡고 쉬려고 한다. 이제 최종 과제 제출만을 남기고 있는데 4월 21일이면 모두 완료될 거 같다. 과제를 끝내고 혹여 소설 쓰기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5월에 있을 공모전 마감까지 또 달릴 수도 있지만 일단은 21일로 기간을 잡으려고 한다. 그때 다시 마음이 잡혀 브런치 연재를 시작하든 좀 더 쉬기로 하든 일단은 어느 쪽으로든 마음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


휴재를 공지하는 김에 트라우마 연재에 대해서도 말해보자면 사실 연재를 시작했던 작년의 마음과 올해의 마음이 또 달라졌다. 그때는 혼자 간직하기에 어려운 감정들 때문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고, 동시에 내가 깨달은 것들을 어딘가에 올려 정리해두고 싶었다. 하지만 1년의 시간을 또 보내면서 내가 느끼는 것들, 생각하는 것들이 또 달라졌다. 그때는 이해했던 것들을 이제는 단념하기도 했고 그때는 화가 났던 것들이 이제서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기억은 그때를 끄집어내 이야기하면서 감정은 과거의 것과 현재의 것이 섞여있다 보니 내가 어느 쪽에 서서 이야기를 해야 할지 좀 혼란스러웠다. 스스로 정리가 안되어있다 보니 점점 연재를 미루게 돼버렸다. 일단은 소설 쓰는 게 중요하니 여기에 더 집중하자면서 소설 연재로만 이어갔지만 점점 브런치 연재와 소설 쓰기가 혼재되어 내가 지금 뭘 하는 건가 싶은 순간도 많아졌다. 뭐 여기에도 어떤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쉬는 동안 트라우마 연재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 좀 해봐야겠다. 


결국 쉬겠다는 말 외에 별 내용은 없는 글이 완성됐지만.. 그런 이유들로 19일까지는 마음 편히 쉬고 오겠습니다. 2주간 벚꽃도 즐기시고 피크닉도 다녀오시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면 다시금 들러서 읽어주세요. 그때는 제가 좀 더 잘 다듬어진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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