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 Jun 28. 2022

총 2년 반의 수험생활



아빠가 아니더라도 주위에 공무원이 많았다. 그래서 공무원 준비하는 것을 쉽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막연히 내 미래를 상상할 때, 자연스레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곤 했으니. 평탄했던 학창 시절처럼 어른이 되어서도 대단한 삶은 아니더라도 큰 굴곡 없이 인생을 살아갈 거라고 나도 모르게 단정 지었다.



나의 수험 생활을 돌이켜 보면 미친 듯이 공부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공부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공부하면서도 자꾸 다른 일을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었다. (원래 공부할 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르는 게 정설이지만..) 내가 당연히 꿈꿔왔던 미래의 모습은 공무원이 틀림없었다. 그럼에도 자꾸 그런 상상을 했기에 당시에는 이게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어서 그런 건지, 정말 나의 꿈이 바뀐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공부를 그만둘 순 없었다. 다른 모습을 상상하지만, 그것 또한 구체적인 모습은 아니었기에 더 그랬다. 그리고 우선 시작한 것은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 휴학하고, 한 학기 학교에 다니고, 한 학기  휴학을 했다(그래도 1년 공부했으니 학교와 병행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안 되겠다 생각하고 한 학기 더 휴학했다). 그리고 별다른 결과 없이 다시 복학한 후, 마지막 학창 시절을 즐겼다. 그리고 졸업하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제 완전히 처음은 아니니 7급 관세직으로. 휴학하고 공부할 땐, 아직 신경 쓸 게 많았지만 이제 졸업도 했으니 좀 더 간절하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나 이전과 같았다. 아니, 더 많은 고민과 방황을 했다. 그러던 중 어떤 계기로 나에 대해 확신을 가지며 포기할 용기가 생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공무원이 되고 싶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