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블리 Sep 20. 2023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와 만나다(3)

- 김수연 작가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의 감상 기록 세번째

(BGM- V(뷔) 'Slow dancing)



타로마녀 스텔라




한껏 굳었던 스텔라의 표정이 살짝 누그러진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삶이

그저 일처럼 느껴지다 진심이 더해져 '탁'하고 맞닿는 순간


연우가 스텔라에게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을 나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순간의 스텔라의 표정이 어땠을지

글을 읽고 있었지만 영상처럼 그려지는 문구였다




말하자면 연우는 가끔

'상담'이 아닌 '대화'를 시도할 때가 있다


돈을 내고 내 얘긴 왜 물어봐, 특이한 애네,라고

생각했던 스텔라지만

지금은 그럭저럭 적응이 됐다.


'돈을 내고 내 얘긴 왜 물어봐'라는 구절에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직업을 삼고 있는 나로서는

상담과 대화의 차이를 분명히 알고 있다


연우와 스텔라의 관계의 경계가

조금씩 바뀌어가며(무너지는 게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매일 죽지 않을 만큼만

독극물을 마시는 기분이었다고 해야 하나

<생략>

사람이 안쪽에서부터 썩어.

화분에 물 대신 석유를 주는 것처럼.


나의 화분에도 어쩌면 물 대신 석유를 주고 있지 않나.

다름 아닌 내 스스로가.


매일 죽지 않을 만큼만 독극물을 마시는 나는

'이 정도면 죽지 않으니까'하며

서서히 썩어가고 있지 않았을까.


이 구절을 읽으며

안에서부터 썩어가는 것을 염려하며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이라도 깨달아 다행이다'

안도감을 느끼며


마치 이유도 모르고 생기를 잃어가다

이유를 찾은 순간 한꺼번에 생명수를 마주한

화분의 마음이었달까.






다른 사람의 연애운을 봐주는 사람의

연애운은 누가 봐줄까라는

작가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인터뷰를 보았다



심리상담사 일을 하며 종종, 어쩌면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상담자(사)님은 힘들 때 누구한테 이야기하세요?" 였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이거였다

"저도 저에게 힘이 되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며 힘을 얻어요."







늘 '누군가'의 마음을, 삶을, 상처를, 사랑을 듣는 '누군가'에게도

마음과 삶과 상처와 사랑이 있음을.



스스로도 가끔은 잊고 지내는,

그 마음을, 삶을, 상처를, 사랑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물어봐주는



어쩌면

 


'연우'인,

'스텔라'인,

'수연작가님'인,



사랑스러운 당신들.



매거진의 이전글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와 만나다(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