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백예린 'Square')
이번 주말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이었는데
(우리 부부에게 일정이 없다는 건
다른 누구를 보거나 어디를 가지 않는 걸 의미한다)
보통은 이러한 주말에 우리 부부는
따로, 또 같이 일상을 보낸다
예를 들면,
남편은 평일에 미뤄두었던
플스(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면
나는 그 옆에서 유튜브 영상을 본다거나
노래를 들으며 낮잠을 청하는 것
하지만 이번 주말은 조금은 다른 따로, 또 같이 일상이었는데
그 이유는 남편의 건강 컨디션이었다
명절 연휴 간 장거리 운전의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운전만 20시간 넘게한듯 하다)
긴 연휴를 끝내고 미뤄둔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쁘게 평일을 보낸 탓인지
남편의 건강 컨디션이 잘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주말은
남편은 계속되는 피로감에 잠을 주로 청하였고
나는 그 시간동안 남편이 편히 잘 수 있게
'혼자놀기'를 해야했다
('해야했다'라는 표현은 남편과 붙어있고 싶은
나의 이기적인(?)마음 때문이다)
나의 혼자놀기는 이러했다
* 마트에서 아이스티를 사서 내가 좋아하는
아샷추(아이스티에 샷추가) 만들어먹기
* 자격증시험 공부하는 척(ㅋㅋ)하기
*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보기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 덕분에 오랜만에 브런치작가로서 활동(ㅋㅋ)까지 !
* 사랑하는 수연 작가님의
'스위처블 러브 스토리' - 블라인드 데이트 에피소드 정복 !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따로, 또 같이의 형태는 같은데 마음은 왜 다를까.
남편의 건강컨디션이 걱정되는 마음에서 다른 것도
물론 있었지만
혼자 무언갈 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불편함, 어색함이라고 해야할까
(사실 기록하는 이 순간에도 이 마음이 무언지
정확하게는 정리가 안되는것 같다)
그러다 깨달았다
우리의 평소 따로, 또 같이에는
사실은 남편의 사랑이 가득 묻어있었다는 걸.
따로 무언갈 하다가도
같이 있고, 같이 무언갈 하고 싶은 내 마음에
늘 다정하게, 기꺼이 함께 해주는 남편 덕분에
우리의 평소 따로, 또 같이는
결국은 나에겐 '함께'였다는걸.
그런 생각에,
깊어가는 저녁에,
오늘도 또 한번 더 느껴지는
남편의 소중함과 고마움에,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
혼자 놀기 중 하나였던 아샷추/아이스티 만들어먹기. 립톤 0kcal 액상 아이스티. 비싼데 맛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