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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코치 신정이 Feb 21. 2018

*8 사춘기. 나를 다루는 것이 아이를 다루는 것

엄마의 코치력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를 늘 곁에 두라.


어떻게 하면 아이와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아이의 멋진 코치엄아가 될 수 있을 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지나오는 동안, 아이가 나를 어른되게 해 주고 있었음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by 숲 코치. 신정이)







# 나를 어른되게 하려고 온 아이




이른 봄과 함께 찾아왔던 아이의 사춘기는 계절의 흐름과 보조라도 맞추듯 여름에 그 절정을 이루었다. 7월의 어느 아침, 아이는 학교에 갈 시간이 되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학교를 가지 않겠다며 이불을 덮어써버렸다. 그날부터 본격적인 사춘기의 폭풍우가 시작되었다.
내 마음은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말았다.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하는 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웠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의미 없게 다가왔고 의욕도 소진되었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일제히 얼굴을 바꿔버린 것 같았다.
'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렇게 잘 해내던 아이가 갑자기 왜 저러는 걸까?'
아이의 상황이 온통 내 탓인 것 같아 주체할 수 없는 고통스러움이 나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어느 나이 지긋한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분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너한테 아이가 왜 있는 줄 알아?"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아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아려왔다.
어르신은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이렇게 말해주었다.


" 네 아이는 너를 어른 되게 하려고 이 세상에 왔어. 귀한 아이란다."
끝내 내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말았다.


(본문 중략....)






'아이가 나를 어른 되게 하려고 이 세상에 왔다니.....'
어르신의 말씀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아이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만 몰입되어 있는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오직 내 삶의 잣대를 가지고 아이의 상황을 평가하고 있었고, 그래서 계속 아이를 설득하고 바꾸려고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 모습은 어떤가?"
"나는 어떤 말들을 많이 사용하지?"
"아이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나는 아이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내 내면을 개선하게 전에 아이와의 관계와 상황을 개선하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의 상황에 집중하는 것에서 조금 물러나서 나의 결핍과 가능성에 과감하게 마주하고 변화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를 다루는 것이 곧 아이를 다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이러한 깨달음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은 볼프강 펠처의 [부모가 된다는 것]에서 읽게 되었던 다음의 글이었다. 어르신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아이는 내 몸을 빌어서 온 '귀한 아이'란 말을 다시 한번 더 되새길 수 있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닙니다.
아이들은 당신을 거쳐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그렇다고 당신에게서 온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쫓아 이 세상에 온 생명의 아들과 딸들입니다.
                                                             ----------------칼릴 지브란


            














#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오직 자신뿐이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던 그해 가을학기에 나는 코칭 교육과정에 등록했다. 
나는 그 과정에서 어른이 되는 길의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를 다루는 진짜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인문학, 심리학, 철학 등의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마음의 힘을 기르는 훈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국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내 감정을 알게 되고, 내 감정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면 주변의 모든 것이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나를 다루는 길에 만난 코칭은 그렇게 나와 주변을 다룰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갖게 해주었다.
새로운 차원에서 나를 바라보는 지혜를 배우기 시작했기에, 어쩌면 아이의 사춘기가 내 삶의 최고의 전환점이 되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고보면 아이가 나를 어른 되게 하려고 온 귀한 아이라는 말이 진정 진실로 맞는 말이 아닌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사춘기 아이들과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마음에 응원을 보냅니다.

# 코칭의 숲. https://blog.naver.com/netipo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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