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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코치 신정이 Feb 27. 2018

*9 사춘기. 그냥 들어주면 되었는데...

엄마의 코치력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를 늘 곁에 두라.

어떻게 하면 아이와 잘 지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코치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지나오는 동안, 아이가 저를 어른되게 해 주고 있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by 숲 코치. 신정이)





# 엄마 대학은 꼭 가야 돼요?


지금 생각해도 무척이나 아쉬운 큰아이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어느 토요일 저녁, "엄마, 대학은 꼭 가야 해요?"라며 큰아이가 심드렁하게 말을 끄집어냈다.

나는 이미 아이의 말투부터 못마땅했던 것 같다.

아니면 내가 두려워하는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을 아이가 할까 봐 당황했던 것일까!

아이의 질문 한마디에 다짜고짜 왜 대학을 가야 하는지,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는지,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내가 말하고 있는 동안 아이는 간간히 고개만 끄덕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듯 내 기대와 소망을 여지없이 쏟아내었던 것이다.

아이의 아무 말 없음이 내 말을 모두 듣고 있는 것이라고, 의문이 다 풀렸을 것이라고 나는 착각했다.


정말 그랬을까?

내 말을 듣고 있었던 것일까?

아이의 질문이 과연 내게 해결책을 원하는 것이었을까?


아이는 분명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진학에 대한 불안함과 공부하는 힘든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투정을 좀 부리고 싶었던 건지도......

그런데 나는 아이가 던진 수면 위에 떠오른 질문 한마디에 내 경험과 사고가 연결된 곳으로 아이를 무작정 데리고 가 버린 것이다. 아이의 마음에는 아예 귀를 기울이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엄마의 모습에 짓뭉개 졌을 아이의 마음을 떠올리니,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 가득하다.


그때, "엄마에게 그렇게 물어보는 어떤 계기가 있니?"라며 아이의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아이의 깊은 마음과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 출처 : 사춘기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엄마의 코치력 /



# 아름다움 마법이 일어난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아름다운 마법이 일어난다.

 엄마가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들어줄 때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여지없이 쏟아내게 되는데,

나는 이것을 [마법이 일어난다]고 표현하곤 한다.
엄마가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아이의 말을 경청하면 아이는 엄마에게 더 많은 말을 하게 된다.
아이는 자신의 말에 리듬을 맞춰주는 엄마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도 몰랐던 전혀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를 인식하게 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마법이다.

게다가, 아이는 말을 하는 동안 스스로도 자신의 말을 듣게 된다. 이를 두고 '오토 크라인을 일으킨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끔 타인에게 불편한 말을 내뱉고서 자신도 기분이 찝찝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타인에게 표현했지만, 내가 한 말을 나도 듣기 때문에 결국 나에게 한 말이나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는 엄마에게 말하면서 자기 자신과도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아이가 자기 마음속의 말을 잘 듣도록 돕는 일과 같다.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언어화하는 동안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통합해나갈 수 있게 된다.


(본문중략...)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잠시 멈추면 언제나 '아름다운 마법'은 일어난다.

설거지하던 수도꼭지를 잠시 잠그고, 읽던 책에 책갈피를 끼우고,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 귀를 기울여보라.

왕의 귀와 열 개의 눈과 하나 된 마음으로 경청한다면, 아이에게 아름다운 마법을 부리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듣는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과 아름다운 공명을 만들어내고, 아이 내면의 성장을 돕는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책. /사춘기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엄마의 코치력 / W미디어 / 저자 신정이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의 사춘기에 고군분투하는 많은 엄마들의 마음에 응원을 보냅니다.

#코칭의 숲 https://blog.naver.com/netipo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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