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이야기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민준(17)은 밤 11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했다. 내일은 중요한 물리 시험이 있었다. 하지만 '5분만 더'라는 생각으로 켠 유튜브는 그를 새벽 3시까지 붙잡았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처음에는 공부에 도움 되는 영상을 본다고 시작했어요. 물리 개념 강의, 영어 학습법 같은 것들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게임 스트리밍, 먹방, 음모론 영상까지. 정신 차려보니 해가 뜨고 있었죠."
민준의 성적은 급격히 하락했다. 전교 20등 안에 들던 학생이 100등 밖으로 밀려났다. 집중력은 떨어졌고, 수업 시간에는 졸음과 싸웠다.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마다 유튜브를 켰다.
위기는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은 날 찾아왔다. 민준은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대학 진학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민준은 처음으로 자신의 문제를 직면했다.
"선생님께 솔직하게 털어놨어요. 밤새 유튜브를 보느라 공부를 못했다고요. 그때 선생님이 저에게 '디지털 디톡스'라는 개념을 알려주셨어요. “
재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처음 3일간은 금단 증상으로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꼈다. 손가락이 자동으로 유튜브 앱을 찾아 움직였다. 하지만 가족의 지지와 선생님의 도움으로 민준은 조금씩 변화했다.
"지금은 하루 유튜브 사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대신 친구들과 농구를 시작했고, 독서 모임에도 가입했어요. 성적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요.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튜브는 시간뿐 아니라 건강까지 빼앗는다
유튜브를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의 과도한 사용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질병이 되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42%가 하루 4시간 이상 유튜브를 시청하며, 이 중 15%는 6시간을 초과한다고 한다. 사정은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디지털 중독의 메커니즘은 다른 중독과 비슷하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하며, 이는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해 흥미로운 영상을 볼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되고, 이 쾌감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게 된다. 특히 청소년은 충동 통제와 절제 능력이 성인보다 부족하다. 학업 스트레스와 사회적 압력을 피해 디지털 세계로 도피하는 데, 과도하게 사용하면 육체와 정신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유튜브의 쇼츠, 틱톡, 릴스 등 숏폼 영상이 유행해 ‘팝콘브레인’이란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팝콘브레인은 뇌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빠르고 강렬한 자극에 익숙해져 현실에 무감각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인 줄리 자르곤은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짧은 형식의 콘텐츠를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은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지 않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힘들어한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중독을 극복한 사람들에 따르면 ”갑자기 완전히 끊기보다는 하루 사용 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효과적 “이라고 한다.
유튜브를 조작해 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겠다.
- 자신의 디지털 사용 패턴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기 위해 유튜브 상단의 ‘시청 시간 기록’을 활성화한다.
- 어떤 시간대, 어떤 상황에서 과도하게 사용하는지 패턴을 파악하고 시청 사용 시간을 특정한 날, 특정한 시간으로 제한한다.
- ‘시청 중단 시간’ 알림을 설정하는 방법도 있다.
- ‘다음 동영상 자동 재생’을 해제한다.
- 취침 시간에 '방해 금지' 모드가 활성화되도록 설정한다.
- <로그아웃> 상태에서 시청해 알고리즘이 작동하지 않도록 하거나 설정에서 ‘시청 기록 사용 중지’를 하면 검색해서만 보게 된다.
- 공부나 수면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는 '물리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가족 규칙을 함께 만들고, 친구와 함께 건전한 경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친구에게 사용 시간 인증 사진을 보내서 서로 격려하며 유튜브 중독을 극복한 학생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