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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Sep 09. 2019

피드백! 어떻게 해야하지?

어렵지만 쉬운 것부터, 업무에서 피드백을 배우고 실천하려면..

1997년 8월 6일 괌 아가냐 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탑승객 254명 중 228명이 사망하는 대한항공 801편의 사고에 대해 당시 NTSB 국장이던 짐 홀은 “대한항공과 미 항공 당국이 똑같이 잘못했다. 조종사의 공항 접근방식과 미 항공 당국의 최저 안전 고도 관리 체제에 결함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추락의 원인으로 소통의 부재를 말한다.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에 착륙을 강행하는 기장에게 부기장이 ‘NO’라는 직언을 하지 못하는 위계문화가 대형 참사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 사고는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에서의 일방적 소통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단순히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상대방 또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성과(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함이며 이것을 ‘피드백’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드백이 상사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피드백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360도 피드백이 원활하게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기업에서 피드백이 중요한가?"

사실 요즘 직장에서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피드백이 업무성과와의 관련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연구결과에 의하면 명확한 목표가 없어도 적절한 피드백 활동이 있을 때 목표만 있고 피드백이 없을 때보다 오히려 수행 노력의 증가비율이 높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목표가 설정되고 그에 따른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수행 노력이 2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한다. 기업에서 피드백이 성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드백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지만  “뭐가 잘못됐다.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 정도밖에 못하냐.”와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다 보니 피드백은 잘못에 대한 질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평론가 진중권 씨는 멘토와 꼰대의 차이를 이렇게 말한다. “멘토와 꼰대 모두 충고를 한다. 다만 멘토는 요청이 있을 때 하고 꼰대는 남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한다.” 효과적인 피드백을 위해서는 첫 번째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해줘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먼저이며 나의 피드백 행위에 상대의 성장을 위한다는 진심이 보여야 한다.  두 번째 피드백은 인간성이 아니라 행동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일 5분씩 지각하는 팀원이 오늘도 어김없이 지각이다. 화가 난 팀장이 “너 정신이 있는 거야? 지금이 몇 신데 이제 기어 나와. 그렇게 게을러서 사회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어?”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은 팀원은 자신이 잘못을 했더라도 그날 하루 일할 맛이 똑 떨어지고 다른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뒷담화를 하게 될 것이다.
“이대리, 좀 늦었네. 회의 결과로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늦어져서 내가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있으면 미리 연락이라도 주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상대의 행동을 말하고 그 행동에 대해 자신이 느낀 점을 공유하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할 일이 적고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대책 없는 비판도 아니게 된다.
세 번째 나를 주어로 피드백해야 한다. 상대의 행동에 대해 내가 느낀 점과 내가 생각하는 대안을 이야기했을 때 더 분명하고 강력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내가 아닌 우리나 다른 사람이 이렇게 생각한다더라고 말하면 상대방에게 그게 누구인지 생각하게 만들고 때로는 오해를 불러오며 피드백의 요점을 흐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피드백은 언제 해야 하는가?”

중소기업의 경우 수시로 대화하고 특별히 시간을 내서 피드백을 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사업결산 시기에 몰아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날 잡아서 하는 피드백은 들인 수고에 비해 효과는 적다. 직원들은 CEO가 특별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므로 순수한 의도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피드백은 일상의 과정에서 수시로 일어나야 하며 업무 프로세스에 녹여야 한다.  
 

"업무에서 피드백을 훈련하자."

결재라인을 보면 담당자, 팀장, 본부장, 대표이사, 여기에 합의나 협의가 추가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것은 직책 단계를 나열한 것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책임은 무엇인지 어떤 피드백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피드백에 익숙하지 않은 팀원들이 상급자에게 책임을 넘기고 숨기에 딱 좋다. 스스로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결재라인의 명칭을 새롭게 정의해 보면 어떨까? 직책중심의 명칭에서 역할을 정의한 명칭으로 말이다. 담당자는 실무 추진자, 팀장은 1차 검토자, 본부장은 최종 검토자, CEO는 승인자, 합의나 협의는 최종 검토나 합의 의견 제시자 등과 같이 말이다. 명칭은 좀 길지만 각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어떤 피드백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기 때문에 내실 있는 검토와 의견 제시가 가능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하위직급이나 중간관리자들에게 피드백 능력을 키워 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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