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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걸 Oct 07. 2019

조화로운 팀은 좋은 팀인가?

갈등이 없는 조화는 조직을 무기력하게 하고 창의성을 죽일 수 있다.

리더들은 좋은 팀워크를 조화로운 조직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조화롭다는 것은 갈등이 없이 모든 구성원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의견을 받아들이며 각자가 서로의 역할을 함에 있어 빈틈이 없이 잘 엮여 돌아간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조직은 존재할 수 없다. 크건 작건 조직에는 의견이나 생각이 다름으로 인한 갈등이 존재하기 마련이며 갈등을 해결해가며 조직은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기 때문이다.


만약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주는 조직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구성원 간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리더의 영향력이나 어느 한 사람의 강한 주장에 가려져 억눌려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간혹 나는 구성원들과 소통을 잘하고 민주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라고 자신의 리더십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이런 리더십이 좋은 리더십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내려졌다. 그러나 이런 리더들은 조직에서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갈등 상황이 발생되면 어떻게든 좋게 풀어내려고 하기 때문에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불편한 과정보다는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표면적으로 상처를 받지 않는 상황을 만들고 구성원들의 합의로 모두가 만족하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요즘은 회의를 하면서 큰소리를 내거나 강압적으로 구성원들을 몰아붙이는 리더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소통이 중요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리더십이 지금의 조직경영에 필요한 것이라는 교육이나 코칭을 많이 받아왔고 널려있는 자기 계발서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리더들이나 직원들도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다. 결국 이런 분위기는 집단의 생각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개인의 생각을 누르고 조직을 평준화시킨다.      



“사업을 하는 두 사람의 의견이 항상 일치한다면 둘 중 한 명은 필요 없는 존재다”

-시카고 컵스의 소유자 필립 리글리-



좋은 팀워크는 조화로운 팀이 아니라 갈등을 드러내고 이것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과 회사의 일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갈등은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 기존의 방식에 의문을 품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갈등 상황의 시작이며 위험을 인지하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은 미래지향적인 결정을 내리고 변화를 도와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키워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신만의 자아와 견해가 필요하며 표현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한 리더는 분위기 좋은 조직이 아니라 의견의 충돌을 장려하고 이것을 해결해 나가는 조직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내 생각은 이런데 여러분들 의견을 말해 보세요.”

이 말은 리더들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구성원 개인의 자아와 견해를 날려버리는 강력한 한방이기도 하다.  건설적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 리더가 경계해야 하는 것으로 ‘닻 내림 효과’라는 것이 있다. 닻이 내려진 곳에 배가 정박하는 것처럼 어떤 정보가 정신적 닻으로 작용해 뒤의 판단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앞선 말 한마디가 사람들의 생각을 구속하는 것으로 특히 경영자처럼 조직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구성원들의 생각을 지배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결국 구성원의 입을 닫게 하고 지식과 창의력의 조직화에 걸림돌이 되어 기업의 경쟁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좋은 팀워크는 충돌과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함으로써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상적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지나치게 조화를 강조하면 오히려 무사안일이나 성장의 정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하며 특히 중소기업은 모두가 핵심인력이므로 적극적이며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서도 조화로운 조직이 아니라 각자가 의견을 내고 부딪히면서 합의를 만들어 내는 팀워크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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