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는 간단합니다. 활동성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우울이 더 심해지니 자신에게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동을 하도록 촉진함으로써 악순환을 끊습니다.
거창한 행동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책을 한 쪽 읽는다거나 커튼을 열고 햇볕을 잠시 쐬는 것 같은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활동의 빈도를 점차적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처럼 몸을 움직이는 것은 기분 개선과 인지 기능 향상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둘 모두 우울증을 지닌 사람에게 매우 필요한 지점입니다. 또한 반복하여 몸을 움직임으로써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의 개선이 있게 되면 자연스레 더 움직여야겠다는 동기도 향상되기 쉽습니다.
경미한 우울을 지녔다면 언어학습도 일종의 행동 활성화 과정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올해 영어공부 6년차입니다. 영어공부를 지속하는 동기 중 하나는 영어공부를 통해 경험하는 마음의 평안입니다. 우울하거나 마음이 크게 불편한 상황에서도 영어공부를 합니다. 가령 원서 한 쪽이라도 읽는 것이죠. 영어공부를 하고 나면 마음이 진정되거나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기분이 안 좋으면 하려던 것도 안 하기 쉽지만, '기분이 안 좋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기분이 안 좋다. 그리고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평소 하던 것을 지속하는 것이 우울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몸은 가만히 있기보다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고, 움직일 때 기분이 개선되고 인지 기능 및 동기가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해, 상황에 대한 통제감과 성취감을 통해 삶의 만족도도 증가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영어공부라는 행동 활성화 셀프처방을 내립니다.
언어 학습의 경우를 예로 들었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는 셀프처방을 내리면 됩니다.
셀프처방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려는 활동이 너무 어렵지 않아야 합니다. 2) 포부가 원대하고 빨리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더라도 목표 달성에 요구되는 과제를 작은 단계들로 분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행동을 완수했을 때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체크리스트 항목에 ‘완료’ 표시를 하는 것도 보상의 일종입니다. 4) '기분이 나아지면 하겠다’가 아니라 '기분이 안 좋다. 그리고 할 일 한다’는 마음가짐이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