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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Dec 08. 2022

전임자의 퇴사 번복으로 생긴 자리싸움, 어떡하죠?

[별별SOS] <36> “겹쳐버린 포지션, 굴러온 돌이 그만둬야 할까?”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그 고민, 함께 생각해 봐요. 별별SOS에 사연 보내기(링크)




8년 정도 일하다가 비슷한 업종으로 최근에 이직을 했어요. 결혼을 앞두고 퇴사할지 말지 고민하던 분이 일했던 자리였는데요. 문제는 이분이 퇴사를 번복하고 한달만 쉬고 돌아오기로 하면서부터 벌어졌어요.

저는 그 사이에 출근해서 그동안 일해온 양식들을 그대로 인수인계받아서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 분이 다시 출근하면서 포지션이 겹쳐버린 거예요. 회사에선 그 분의 업무 포지션을 바꾼다고 했지만 체계가 없다 보니 결국 동일 업무를 하게 됐어요. 

출근 2개월 차가 된 시점부터 같이 일하게 됐는데, 함께 일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트러블이 생기고 있어요. 제가 같이 도와가면서 일하자고 그 분을 잡기도 했는데, 그건 저만의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전 굳이 자리싸움을 하고 싶지도 않고, 제 일만 조용히 잘하고 싶은데 진짜 쉽지가 않네요. 굴러온 돌인 제가 그만둬야 하는 걸까요?




⭐10+년 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8년만에 한 이직인데, 이런 일이 벌어져서 상심이 크실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발생한 모든 상황에서 별별이님의 잘못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먼저 그만둘 이유는 일절 없어요. 가만히 있다가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거니까요.

1차적으로는 이런 상황을 만든 회사가 가장 문제가 커요. 보통 사직 의사 번복은 회사에서 승인하기 전까지 가능한 걸로 보는데, 채용까지 진행했다는 건 회사가 사직을 받아들였다는 뜻이거든요. 사직 번복을 수용하지 않아도 됐지만, 회사는 받아줬고 업무 분장도 원활하게 하지 않아서 별별이님이 곤란에 처하시게 했고요. 여기에 퇴사 번복으로 상황이 꼬이게 했고, 함께 잘 일하자고 좋은 마음으로 말한 별별이님을 경쟁상대로 보고 날을 세우는 전임자도 마냥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요.

어쨌든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부터가 체계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저라면 그걸 뛰어넘을 장점이 있는지를 우선 볼 것 같아요. 보통 이직은 커리어든 연봉 상승이든 전보다 분명 얻어갈 부분이 더 크다고 볼 때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 회사가 그런 면에서 뭐든 얻어갈 부분이 있다면, 커리어 쌓기에 집중하면서 다음 이직을 준비할 것 같아요.

즉시 이직이 가능하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아니라면 감정적인 퇴사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떠날 때 떠나더라도, 잘못한 것도 없는데 손해를 택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말이 통할 여지가 보인다면, 업무를 잘해내면서 정당하게 채용됐으니 업무 포지션 조정을 제대로 해 달라고 회사에 말해볼 것 같아요. 만약 "그런 건 알아서 좀 해. 해결 못 해줘"라고 한다면, 대신 얻을 수 있는 다른 부분들을 요구하거나 말이라도 꺼내볼 것 같아요. 하나라도 유리한 쪽으로요.

다시 말해보는 시기는 입사 3개월 지난 시점이 좋을 것 같고요. 입사 4개월 차면 1차 적응도 마쳤을 때라, 회사도 조금 익숙해지면서 관계나 업무에서 처음엔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거든요. 직무적으로 파이를 키울만한, 도전해볼만한 지점을 찾을 수도 있고요. 또 입사 후 3개월까지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즉시 해고가 가능한 시기라 불필요한 빌미를 줄 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관련기사 ☞수습 태도가 마음에 안들어 해고…되나요?)

가만히 있고 싶은데 누가 건드리면 스트레스도 많을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럴 때일수록 멘탈을 단단하게 잡고, 절대 먼저 눈치보지말고 당당하게 일하셨으면 좋겠어요. 전임자를 의식하는 대신 별별이님께 집중해 보시고요. 혹시 신경이 쓰일라치면 마음 속으로 1부터 5까지 세어보세요. 어디서 본 팁인데, 그러면 부정적인 생각 스위치를 끌 수 있대요.

또 이런 산들을 피하지 않고 잘 넘어가면 별별이님께 작지만 성공한 경험이 돼서 자존감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될 거예요. 장황하게 말씀드렸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건 별별이님의 '진짜 속마음'이에요. 상황을 피하고 싶은지, 그럼에도 이 회사를 다녀보겠다는 마음이 더 강한지 진짜 속마음이 하는 이야기을 잘 들어보시고, 별별이님을 믿고 공감하고 수용해 주면서 따라가 보세요. 분명 별별이님께 가장 필요한 선택을 하게 되실 거예요.




⭐'아 진짜 답답하겠다' 싶어서 함께 고민해본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아이고, 얘기만 들어도 답답할 것 같습니다. 회사도 낯선데 이런 일까지 생기다니요. 이런 불편한 갈등 상황은 누구나 힘들죠. "내가 나가야 하나" 고민하는 별별이님은 아마 마음이 여리고 착하신 분 같아요. 그러니 더 마음이 불편하신 것 같고요. 

그런데, 이직을 선택한 이유가 있지 않았나요? 연봉이나 처우 문제일 수도 있을테고,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보고 싶었을 수도 있고요. 어떤 이유라도 8년 다닌 회사를 나와 이직을 선택했을 때는 많은 고민과 결심이 있으셨을 겁니다.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이직인데, 이런 문제로 퇴사하기는…글쎄요. 좀 아까운 것 같아요. 당장의 갈등 상황은 피할 수 있겠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 억울한 마음까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좀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회사는 전임자의 퇴사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별별이님을 뽑았어요. 또 전임자의 업무 포지션을 바꾸겠다고도 했고요.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건데, 아마 회사 입장에서도 지금 그 업무는 별별이님께 맡기고 싶은 상황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요. 


저라면 일단 전임자와는 별개로 내게 최선의 방향을 고민해볼 것 같아요. 이 회사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것이고요. 결국 회사는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기 마련이니까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런 체계없는 회사 나갈란다" 싶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할 수도 있을 거에요. 같은 업무를 하는 다른 직원이 있으니 오히려 이직 준비할 시간을 내기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요. 물론 성향에 따라 이런 갈등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느니 그만 두는게 내 정신건강에 더 좋겠다고 판단할 수도 있죠. 물론 이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정답은 없을 겁니다. 무엇이 좋은 선택일까는 별별이님만 알 수 있을 거고요. 다만 "굴러온 돌인 내가 나가는 것이 맞지" 라는 생각이 선택의 이유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별별이님은 '굴러온 돌'이 아니라 회사가 필요해서 영입한 '인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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