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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골짜기 혜원 Dec 08. 2023

‘작은 것이 아름답다’! ^^

텃밭이 키운,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가을무 앞에서 

텃밭이 키운,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가을무.


손에 쥐고 보면 참 이쁜데

다듬기가 영 번거롭다.

그래도 세상에 난 몫을 지켜내고 싶다. 

음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정성껏 갈무리한다.  


텃밭이 키운,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가을무.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같은 날 심었어도

하늘과 바람은 공평했을지라도,

무씨는 저마다 다른 크기와 모습으로 자랐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던 어느 늦가을.

더 미루지 못하고 무를 죄 뽑던 날. 

장갑 낀 손가락보다 작은 것들까지 만날 때면

이걸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그냥 땅에 둘까, 고민하며 

그 작은 무들을 바라보았다.  


조금 아쉽긴 해도 

너는 왜 이리 작으냐고, 

묻지 않았다. 묻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최선에 최선을 

다했음을, 다했을 것을 

알기에, 알겠기에…. 

모두 거두어 깨끗이 씻었다. 


작디작아 김장에 동참하지 못한 무들은 조림으로 먹는다. 작아서 맛있고, 먹기도 좋다!


텃밭 무 가운데 크기가 괜찮은 것은

김칫소와 동치미에 알뜰하게 쓰였고. 

작디작아 김장에 동참하지 못한 무들은

이렇게 조림으로 먹는다. 


작아도 맛있고,

작아서 먹기 좋다.


어느 좋은 잡지 이름처럼

‘작은 것이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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