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 속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 이야기
푸르게 높던 서울광장
어두워지는 하늘빛 따라
깃발과 사람들로 찬찬히
차오를 무렵
시큰해지는 가슴을
보듬으며 핸드폰 열고
차편 예매 취소 버튼을
눌렀습니다.
오늘은 이 자리에 끝까지
머물고 싶다고
못내 일렁이던 마음결의 파장을
고이 받아드리기로 한 거죠.
막차를 내려놓았으니
서울 하늘 아래서 이 밤을
보내야겠기에 냉큼 한 여인께
연락부터 하였습니다.
길 떠난 나그네에게
누울 곳이 생겼으니
이제 아무 걱정 없이
밤을 맞을 수 있습니다.
용산FM 황혜원 대표님도
곁에 있으니, 듬직하기
이를 데 없었지요.
10월 25일 환한 대낮부터
밤이 무르익을 때까지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시민추모대회’
그 시공간에서 시시각각
다가오는 인연과 풍경들.
어떻게 소식을 알고
선물처럼 부스에 찾아온
선경 언니와 세상 멋진 딸
서울 시절 집회에서 자주
만날 수 있던, 투쟁 현장에서
한결같이 연대와 사랑을
실천하는 명옥샘의 환한 얼굴
두 혜원의 웃는 인증샷과
일하는(?) 부스 풍경 남겨주신
<통일뉴스> 이00 기자님
불현듯 눈앞을 스칠 때
그 모습이 낯익은 나머지
“저, 지난해도 계셨죠?
제가 옆자리에 있었는데
다트 던지고 하시던 모습이
멋지게 인상에 남았더랬어요.
또 뵈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무람없이 다가선 인사에
쑥스러운 듯 웃음으로 대답해준
4.16 세월호참사 유가족협의회
긴 머리 곱게 묶은 어느 분
아울러 이름만 들었을 땐
좀… 무게감이 느껴졌건만
바로 옆 부스에 자리하면서
편하게 인사 나누고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 공간에서
양껏 나눌 수 있도록
대일밴드 세트 홍보물
넉넉히 베풀어 주신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한두 개 남았을 줄 알았건만
집에 돌아와 짐을 푸니 그게
하나도 안 보여서, 속에 든 것보다
겉모습에 있는 글귀를 자세히
못 보아 쪼꼼 안타까운 마음이…)
그 자리에 나올 줄 알고
있었음에도 보자마자 너무나
고맙고 든든했던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과
<이태원으로 연결합니다> 대표저자
이상민 작가님
‘책’이라는 동질감과 동지의식이
샘솟아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르겠던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의 편집자와 작가기록단 세 분
(박희정, 정인식, 홍세미 작가님
저, 이제 이름 외웠습니다!^^)
환한 오후부터
보랏빛 어둠 속까지
낯선 출판사의 책들에
관심을 주고 기꺼이
지갑마저 열어주셨던
아름다운 독자님들
뜨거운 커피와 음료를
아낌없이 내주셔서 그 밤낮이
더욱 훈훈했던 자봉단 선생님들
밤늦게 날아든 방문객에게
따스한 이부자리, 잠옷에
새 속옷과 양말 그리고
떠나는 아침 삶은 달걀까지
푸근히 안겨주신
한 여인의 정성까지…
덕분에
너른 서울광장의 낮과 밤에 깃든
숱한 이들의 사랑과 연대의 시간
평화롭고 따뜻하게
잘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모두 지극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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