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어공 Mar 07. 2024

숫자와 스토리의 갈림길

오늘 뭐 먹지?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과 짬뽕 중에 무얼 선택할지 항상 고민이 된다.


연구에서도 양적 연구과 질적 연구를 놓고 항상 고민이 된다.


물론 숫자를 기반으로 하는 양적 분석을 하고, 그것에 의미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질적 분석을 진행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현실에서는 만만치가 않다. 우리는 언제나 주제에 따라 최적의 분석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진리이겠지만, 왠지 질적 연구는 손이 잘 안 나간다. 아무래도 시간, 비용,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드는 부분도 있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질적 연구를 대하는 학계의 반응이 시원치 않은 느낌이다. 한마디로 제대로 하려면 어렵고, 어렵게 제대로 해도 그에 따른 보상이 고만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참여나 민관협치 분야는 질적 연구로 접근하면 유용한 부분이 꽤 있다. 그래서 질적 연구 방법을 좀 찾아보았다. 질적 연구의 유형은 현상학, 근거이론, 문화기술지, 실행연구, 질적사례연구, 포토보이스, 질적평가 등이 있다. 질적 연구의 자료수집방법으로는 관찰, 심층 인터뷰, 포커스그룹인터뷰, 문서, 기록, 사진 등이 있다. 특히 관찰이라는 과정은 사람 중심 도시설계 분야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도시 분야에서 유명한 얀겔이나 제인제이콥스 등은 도시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중요성에 대해 매우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심리나 선호 현상에 따라 도시 공간을 디자인에 해야 하는 설계자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이런 과정을 수행하는 장면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참여나 민관협력은 사람의 심리나 움직임, 선호 현상이 중요하게 나타나는 또 하나의 분야이다. 숙의와 공론이라는 과정은 사람들이 모여서 말하고 교류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사람의 성격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심리 현상이 융복합적으로 발현된다. 예전에 ‘협치의 나날들에서’ 썼듯이 사람들을 잘 말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해외에서는 이런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레코드하여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어떤 상황에서 더 사람들이 잘 소통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다. 부러운 장면이다.


아쉽게도 나는 이런 고민이 드는 지금도,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량 분석을 돌리고 있다.


언젠가는 관찰을 기반으로 하는 질적 연구 경험을 희망해 본다.


"의미 있다고 모두 셀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중요하다고 해서 모두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Cameron, 1963





매거진의 이전글 공무원의 하루, ChatGPT와 인사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