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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Sep 24. 2023

육아란 무엇일까?

육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육아란 무엇일까? 궁금하다. 육아란 무엇일까? 말 그대로 ‘아이를 기르는’ 것일까? 왜 나는 질문을 하고 있을까? 육아 8년차인 나는 요즘 수시로 툭 툭 튀어 올라오는 새로운 일들에 머리가 거의 돌 지경이다. 지금도 이런데, 아이들이 더 크면 어떨까?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새로 돋아나는 싹이 보이기도 하고, 적절히 제거해야 할 문제들도 있고, 또한 앞으로 해결해 나아가야 할 일들이 태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한동안 놓았던 글을 다시 글을 써본다.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육아이기에, 이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이와 동시에 떠오른 질문 하나가 있다. 

육아를 하는 내 모습이 원래의 내 모습이 아니었을 텐데, 그렇다면 나는 육아를 통해 새로운 모습의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 내 안에 있었던 어떤 나를 육아를 통해 끄집어 내는 것일까? 한 아이를 잘 길러 독립적인 인간으로 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살게 하는 것이 육아일까? 그럼 그 육아의 기간속에서 나는 아이의 길잡이가 되는 인간으로서, 아이를 돕는 사람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 

다들 말한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네 모습을 보이라’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라고? 그럼 아이들이 나랑 똑같이 자랄텐데? 으, 그건 생각만 해도 너무 싫다. 그 이유는 내가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딱히 마음에 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내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누가 봐도 ‘멋진’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그렇게 키우고 싶다면 사실 답은 간단할 수 있다. 이미 내 아이들은 ‘멋진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그렇게 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온갖 일생 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곱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팍팍 느낀다. 아이들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질끈 눈을 감아버린다. ‘나는 네 꼴을 안 볼란다’ 하고 도망쳐버린다. 

쌩뚱맞지만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다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망친다. 괜히 인터넷 창을 켜고 쇼핑을 하며 글쓰기를 잊어버린다. 

묘하게도 육아와 글쓰기는 닮았다. 

아이들이 매일 같은 시간에 학교와 유치원에 다녀오고 놀이터에서 잘 놀고 숙제를 하면 잘 지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에서 아이를 들여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들로 아이가 힘들어하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잘 놀다가도 다른 친구와 문제가 생겨 속이 상할 수도 있고, 숙제를 할 때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그저 문제집이나 공책에 연필로 아무거나 끄적이는 것일 수도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인데, ‘뭐 이런 걸 글로 쓰나’ 싶다가도 막상 글로 써보면 생각지도 못한 생각들이 튀어나와 손가락이 탁탁거리며 받아 적을 때에도 있고, 갑자기 억울한 감정이 마구 올라와 마음을 헤집기도 한다. 

그럼, 육아란 글쓰기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일까? 마음을 알아주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육아만 하면서 나를 뒷전에 두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다. 내 자신을 창고에 있는 교자상처럼 취급하지 않고 싶다. 매일 쓰고 매일 깨끗하게 닦는 식탁처럼, 아이들과 일상을 함께 하면서 나 자신도 반질반질하게 닦는 엄마이고 싶다. 

나도, 아이들도 좀 더 서로를 자세하게 들여다봐야겠다. 그리고 매일 고맙다고 말해야겠다. 그러다가 우리는 어느 미래에 도착하고 우리는 서로의 성장에 고마워하고 있을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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