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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꽃작가 Dec 20. 2023

어떻게 해야 조금 덜 가려울까..

밤새 긁으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네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나도 너무 지쳐서.. 

핑계같은 말이지만 화라도 내야 네가 좀 덜 긁을 것 같아서.. 

생채기가 난 피부에 얇은 손톱으로 또 긁어서 다시 상처가 나고, 

아물만 하면 또 상처가 나고... 


어떻게 하면 너의 가려움이 좀 사라질까..


어떻게 하면 좀 편안한게 잠을 잘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이 너를 임신했을 때 

내가 너무 많이 먹었던 참외 때문일까..? 

차가운 음식 때문일까..?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유일하게 토하지 않고 

먹을 수 있었던 것이 '참외'였다. 

거의 임신 기간 내내, 겨울을 제외하고는 

참외를 입에 달고 살았었다. 

그 참외의 차가운 성분이 네게 작용을 해서 

약하디 약한 피부가 된 걸까..


그에 비해 둘째 아이의 임신기간에는.. 

피부가 약하고 알레르기가 많은 

첫째 아이에게 음식을 해주느라 

나도 덩달아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했었다. 

주로 야채.. 소화가 잘되는 음식들.. 

그래서일까, 둘째 아이의 피부는 정말 깨끗하다. 


이 모든 것이 내 탓처럼 느껴지는 밤이 있다. 

죄책감에 또다시 무기력해진다.

그래, 언젠가 시어머니가 했던 그 말처럼.

'다, 너 때문이야.'

맞아요, '다 나 때문이에요.'


나 때문이라는 그 말이 

인정이 되지 않아 

수없이 원망하고 미워했던 그 날들.

까짓것,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겠다, 싶다. 이제는.


나는.. 아이에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아이의 가려움이 전부 다 

나 때문인것만 같은 오늘밤.. 

나는 바닥을 친다. 

이 바닥을 쳐야 다시 위로 떠오를 수 있기에..


다시 힘을 내어보자.

내가 아이를 도와줘야지..


좀 귀찮아도 색다른 야채 요리로 

아이가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게 도와주고,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줘야지.


아이야, 우리 서로를 믿자.

서로 탓하지 말고 

함께 하나씩 하나씩 지나가보자.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도 있을거고,

오늘처럼 눈이 소복히 쌓인 날도 있고,

해가 반짝이는 날도 있을거야.

우리 그 모든 날들을 지나가보자. 

너랑 나랑 함께.


엄마가 많이 많이 사랑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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