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아토피 아이가 있으면 받는 단골 질문 그리고 고마운 남편
아이의 아토피를 보는 사람들의
단골 질문,
“부부 중
피부가 안 좋은 사람이
누구예요?”
병원에 갈 때마다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신랑도, 나도 그렇게 피부가 안 좋은 편은 아닌데
콕 집어 누구라고 말하기가 참 난감하다.
“아, 자기 햇볕 알레르기 있잖아.”
“자기도 쪼이 임신했을 때 단 음식 많이 먹었잖아.”
“밭이 좋아야 아기가 잘 크지.”
“이 서방 비염도 있고 알레르기도 있고 피부가 약하잖아.”
부부, 더 나아가 가족 간의 은근한 신경전을 부르는 질문이다.
유치하지만 그렇다.
그게 뭐가 대수라고.
이미 나의 아기에게 아토피가 있는데
누구에게 뭐가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할까.
그게 아빠로 인한 것이든,
엄마로 인한 것이든 어쨌든
우리는 힘을 합해 아이의 아토피를 낫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말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서로를 탓하는 것은 상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겨우 엄마, 아빠만 말할 줄 아는
아기의 손을 잡고 초롱초롱한 눈을 보며 묻는다.
“쪼이야, 너 누구 닮았니? 누구 닮아서 이렇게 예쁘니?”
아이는 나의 말을 이해하기라도 한 듯 대답한다.
“아빠.”
한참을 웃다가 아이의 거칠거칠한 팔을 쓰다듬는다.
알면서도 괜히 서로의 탓을 해본다.
탓이라도 해야 나의 죄책감이 조금은 덜어지는 것 같아서 일까.
적어도 내가 아이의 상태에 대한 원인은 아니다 라는 자기만족에서 일까.
나는 한동안 아이의 피부가 약한 것에 대해 남편을 탓했다.
물론 남편도 가끔 나의 말을 되받아 치긴 했으나 고맙게도 화 한번 낸 적이 없었다.
돌이켜보니, 남편의 묵직함이
가장 힘들었던 그 시기를 지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묵직함이 때로는 나를 답답하게도 했지만
감정의 큰 요동 없이 그 자리에 묵묵히 있어주었기 때문에
감정의 파도를 타고 이리저리 너울거리던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