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발목이 가려운 아기

by 글짓는맘

아이가 백일이 지나고부터 였을까.

손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움직이게 되는

그 시기부터 아이의 손은

늘 발목에 가 있었다.


발 뒤꿈치에 올려진 작은 손은 긁기에 바빴다.

작고 연약하지만 날카로운 손톱은

부드러운 피부에 금방 상처를 내어서

이내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았다.


밤만 되면 심해지는 가려움에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발목을 벅벅 긁어 대며 울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아이의 가려움이 조금 덜해질 수 있도록

약을 먹이고

부채질을 해주거나

발목을 톡톡 쓸어주는 것뿐이었다.


가려운 아기들이 많이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내 손에서 떨어질 날이 없었다.

낮에는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오지 않을지 노심초사했고,

밤이 되면 가려움에 잠을 못 드는 아이를 지켜보느라 꼬박 밤을 보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아이의 상태를 살피느라

마음을 졸이며 지내는 날이 늘어가면서

내 마음도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이의 고통을 대신해줄 수 없듯이,

그 누구도 나의 상황을 대신해 줄 수 없었다.


오로지 아이와 내가,

아이와 우리 부부가 겪어내어야 할 시간들이었다.


그때 나는 초보 엄마였고,

뭐든지 다 처음이었던 나는

'아이를 잘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짓눌려

나도 모르게 내 마음까지 짓눌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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