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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너를 안아주지 않을 수 있겠어

by 데이지

4kg짜리 쌀포대는 무거워서 팔을 부들부들 떠는데

13kg가 훌쩍 넘은 너는 아직도 한팔로 안을 수 있지.

아무리 잘 챙겨먹어도 167cm 키의 엄마가

55kg를 쉬이 넘지 못하는 건

매일 너와 뛰고 너를 안고 너의 작은 침대에서 웅크려 자기 때문일거야.

엄마가 하원시키면 유모차 안타겠다고 도리도리하고 엄마 안으라고 손짓하는 너를

어떻게 안아주지 않을 수 있겠어.

만성 수면부족에 푸석한 얼굴로 집에서 회사까지,

회사에서 어린이집까지 종종걸음치는 일상이지만

너 없었으면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콧물나고 아프다고 징징대는 너를

억지로 등원시키고 출근해야 했던 오늘 아침

너는 밖으로 울었고 엄마는 속으로 울며 회사에 갔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아가.

어서 집에가서 너를 꼭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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