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 소통과 솔직함이 필요하다
뭐든 정답은 없다. 정답이라고 믿으면 정답이다. 결과가 잘 나오면 정답이다. 남에게 떳떳하고 당당하면 그게 정답일 것이다. 다만, 필자는 뻔하고 흔한 이야기로 정보의 질을 떨어뜨리지는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비슷하다는 건 창피한 일이다. 다르지 않고서는 싸움을 걸 수 없다. 걸지도 못하는 싸움에서 얻을 것은 없다.
장사는 모두가 다 잘 먹고 잘 사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 내가 잘되면 내 옆집은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나와 같은 메뉴의 경쟁자는 하루가 지옥일 수 있다. 그래서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고, 같은 이야기라도 다르게 속삭여야 귀를 기울일 것이다. 똑같은 문구로 시작하는 연애편지일지라도 말투에 따라 그다음 문장이 궁금해지는 그런 게 바로 차별화다.
내 브랜드, 내 사업에 대한 관심자가 인터넷 접속 후 딱 보고서 ‘여기 홈페이지도 거기서 거기군’이라고 단정 지으면 슬플 것이다. 나름 고민도 하고, 비용도 많이 지불해서 만들었는데 관심이라곤 눈곱만큼도 받지 못하고 퇴장하게 만든다면 헛된 힘을 쓴 꼴이다.
홈페이지는 사실 일방적이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한다. 그게 맞을 수 있다. 모르는 사람과 내 사업의 깊이를 모르는 사람과 쓸데없는 논쟁으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홈페이지의 목적은 편하게 집에서 정보를 찾던 사람에게 접속되는 것이 일차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 방문하거나 미팅 시간을 잡게끔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래야 브로슈어를 건네줄 테니 말이다.
체인사업의 홈페이지 구성은 거기서 거기다. 회사 소개, 브랜드 소개, 인사말로 시작해서 인테리어 컨셉, 메뉴 구성, 투자 내역, 투자 수익성 등으로 넘어간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다 궁금하고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그러나 뻔하다. 이건 정말 뻔하다. 마치 이것과 같다.
“호프집에서 가장 식상한 안주 5개를 대보세요”라고 질문하는 것과 같다. 그럼 나오는 대답이 노가리 / 치킨 / 과일안주 / 소시지 / 돈가스 이런 식이다. 그래서 반대로 질문을 한다. “호프집에서 가장 잘 먹는 안주는 뭔가요?” 답은 똑같다. 식상하지만 그거 말고는 다른 것은 먹지 않는 게 현실이다. 먹어 보지 않았던 안주에 대한 투자는 기회비용의 손실로 여기고 꺼리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찾아서 살펴보는 사람들은 회사가 어떤 규모이고, 브랜드가 얼마나 오래되었는가 궁금하다. 그리고 본사 사장(직영점 주인)의 얼굴 생김도 궁금하다. 자신이 알고 있으나 실제 인테리어는 어떤 형식이고, 메뉴는 먹어 봤지만 또 다른 메뉴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를 투자해야 창업이 가능하고, 얼마를 그렇게 투자했을 때 벌어가는 지도 궁금하다. 다 궁금하다. 가장 확실한 궁금증은 “나도 할 수 있는가?” “진짜 어느 정도를 버는가?”다.
나도 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답은 막연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 자신이 직영점을 만든 과정, 끌고 온 시간에 대한 소회, 롤러코스터처럼 갈팡질팡하던 속사연을 공개함으로써 답을 줄 수 있다. 거기에 현재의 가맹점주가 식구가 된 과정, 에피소드, 지금의 인간적 관계를 소개하는 것으로 모자란 것을 채울 수 있다. 이런 세밀한 설명은 한 두 페이지로 끝날 수 없다. 게시판을 통해 지속적인 이야기로 자신감을 챙겨주면 좋을 것이다. 말과 다르게 홈페이지의 글은 속삭임이다. 말이 TV라면, 글은 라디오다. 그래서 상상도 읽는 이의 몫이다.
소통을 권한다. 일방적인 홈페이지가 아니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홈페이지 컨셉을 잡으라고 권한다. 다른 이야기를 쓰지 않아도 좋다. 모르는 사람이, 내 식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홈페이지기 때문에 읽는 자의 마음에 따라서 시비가 될 수 있는 경영보다는 자신이 살아온, 자신이 가맹점주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일기 적듯이 일주일에 한두 번의 이야기만으로도 다른 곳과 다른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진짜 어느 정도 버는가? 에 대한 답도 홈페이지에 있어야 한다. 거짓은 금세 들통 난다.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최고 매출액을 보여주는 일이다. 선택지를 보여주는 것은 좋은데, 1년 중 그 점포가 가장 최고의 정점을 찍은 매출로 현혹하는 일은 뒤를 생각하면 빌미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 그것 때문에 결정했는데 일 매출 400만 원을 보고 결정했는데 나는 왜 150만 원만 나오는가라고 따지면 뭐라고 대항할 것인가? 일 매출 100만 원도 못 파는 식당이 대한민국엔 수두룩한데 150을 올리고도 배가 고프다고 하면 어떻게 달랠 것인가?
실제 결과니까 공개했지만, 자꾸 그런 식으로 유인하면 매출의 늪에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하게 발목이 잡힐 것이다. 그보다는 점주끼리 소통하는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 방법이다. 물론 이건 비공개다. 점주들과 본사만 대화할 수 있다. 조회수와 댓글의 수로 읽지 못하는 사람은 궁금함을 치료할 것이다. 앞에서 글은 상상한다고 했다. 개인이 어떤 정보에 의해서건 체인본사 홈페이지를 방문했다는 뜻은 ‘관심이 분명히 있다’는 표현이다. 아무런 관심이 없는데 일부러 시간을 내서 기웃하지는 않을 것이다. 관심 있게 보는데 그래서 메인 페이지에 걸린 점주와 본사의 소통 글이 보이는데 자신은 열람할 권한이 없다. 그러면 상상한다. 관심이 있기 때문에 긍정의 상상을 한다.
통상 소통은 관계가 원만할 때 이뤄진다.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과는 말조차 섞지 않는다. 그런데 조회수가 있다? 댓글이 언제나 여러 개다? 싸워서 여러 개라고, 말싸움을 피 터지게 하는 거라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이곳은 터놓고 소통하는 브랜드구나. 체인업체구나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사실 본사 입장에서도 이런 식으로 가맹점을 이끌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홈페이지는 거리를 없애준다. 굳이 가맹점을 시간과 기름값을 들여 방문하지 않고서도 대화를 할 수 있다. 본사의 방침과 새로 얻어낸 노하우를 전달하고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받을 수가 있다. 사장이 지방에 있어도 가능하고, 가맹점이 수백 개여도 가능하다. 한꺼번에 주고받을 수 있다.
컨텐츠의 시대다. 내가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만 상품이 아니다. 내가 걸어온 길도 상품이다. 가격(가맹비와 로열티)에 포함된다. 컨텐츠는 일방적이 아니라 소통일 적에 효용가치가 더 크다. 가맹점이 항시 염려하는 갑질의 우려를 불식시켜줄 수 있다. 소통은 일대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본사와 가맹점 전체가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사가 말도 안 되는 일방적 소통을 원하면 동지가 생긴다. 본사는 본사대로 허투루 사업을 진행할 수도 없다. 본사도 가맹점 눈치를 봐야 한다. 그게 맞다. 내 사업을 함께 나누어해주는 파트너다. 그가 실수하면 그 유탄의 피해는 일정 부분 떠안아야 하는 것이 체인사업 아니던가? 관심을 조금이라고 갖고 접속한 미래의 고객에게 뻔하지 않고 며칠이고 들여다보게 만드는 홈페이지는 한번 만들고 상담만 형식적으로 하고 마는 게으름만 걷어치우면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