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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식당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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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태 May 10. 2018

식당일기를 시작합니다

40대 중년 아빠의 초보 식당 도전

직장을 20년 다녔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은 덕분에 나이는 이제사 마흔다섯이 되었습니다. 은퇴의 압박은 아직 여유가 있지만 내 스스로 인생 후반전을 생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안전함 외에는 더 없다는 것을 새삼 느껴서는 아닙니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대학 친구들보다 수입은 더 좋지만, 그런다고 100세 시대를 버틸만큼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언젠가는 나가야 할 직장이라면, 좀 더 젊을 때 시작하는 것이 나를 위한 진짜 안전한 투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많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직장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결국 피할 수 없이 식당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식당을 주인으로는 도전이지만, 손님으로는 넘칠 만큼 많은 경험을 가졌다는 그 이유를 기대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가본 식당의 수만도 수백 개는 되고, 식당에서 느낀 즐거움과 아쉬움도 그만큼입니다. 그래서 무작정이 아니라, 손님으로 내가 느꼈던 장점과 단점을 잘 조율한다면 해볼만 하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책 읽기였습니다. 책을 통한 간접공부였습니다. 대학은 결국 못 갔지만 고3때처럼은 아니어도 최소 그 시절 흉내는 내어 인생 후반전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은 박람회나 강연장을 통해서 아이템을 선택하는데 열심이지만 저는 그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템이란 결국 유행의 단면이기도 하고, 장사를 해마다 유행하는 걸로 바꿔가면서 하는 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고, 냉정하게 나를 파악할 수 있는 책읽기에 도전했습니다.      

장사가 무엇인지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장사를 어떻게 하는 건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장사의 성공 요인은 무언지 성공사례를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실패하는 이유가 뭔지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책을 찾는 일은 클릭 한번으로 아주 간단했습니다. 최고의 장사 책을 찾는 일이 아니었고, 최고의 창업 책을 통해 지름길을 가고자 함이 아니었기에 키워드로 식당창업, 식당경영이라는 보편적 단어로 인터넷을 통해 책을 찾는 일은 너무 쉬웠고, 그렇게 검색된 책에서 제목만 보고 골라 낸 책 50권을 사는 값으로 겨우 100만원을 썼습니다. 새로운 인생 도전에 공부 값으로 겨우 100만원을 썼습니다. 50명의 선배에게서, 고수에게서 노하우를 얻는 값으로, 50명이 말하는 새로이 도전하는 인생의 지침서 값으로 겨우 100만원을 썼습니다. 남들이 아이템 서치와 발굴을 빌미로 맛집, 대박집을 탐방하는 돈에 비하면 정말 가벼운 투자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줄을 쳐가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요약했고, 책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한 일이 멘토를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어차피 산악회는 동네만도 수십 개가 됩니다. 그 중에서 제일 좋은 산악회를 고르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목표가 다를 테니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 스타일과 가장 잘 맞는 궁합의 멘토가 누구인지를 책을 통해 선택하고자 했습니다. 일일이 만나서 상담하고 결정하는 것도 좋지만, 시간과 비용도 생각해야 했기에 책을 통해 제 식당 스승을 찾기로 작정하고 50권을 통달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곧 이어서 할 테지만, 결국 저는 식당으로 성공했습니다. 40평 정도의 규모에서 월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수익은 직장 다닐 때보다 훨씬 많은 연봉 1억이 넘습니다. 그리고 그 수익은 제가 일해서 번 돈. 퇴직이 걱정 없는 내 사업. 평생직장으로 버는 돈입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오늘부터 시작할까 합니다. 책 50권에 100만원을 쓰면서 준비한 초보 식당 창업 이야기를 말이죠. 내가 선택한 멘토와 내가 선택한 그 방향대로 식당을 만들어 성공한 그 사실의 이야기를 한번 가감 없이 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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